등록 : 2008.03.08 10:06
수정 : 2008.03.08 10:06
다우 12,000선 무너져
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미국의 2월 고용이 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 금융기관의 마진콜(증거금 부족에 따른 상환요구) 공포로 신용위기가 확산되면서 이틀째 하락, 주요 지수가 약 1년반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잠정 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146.70포인트(1.22%) 하락한 11,893.69에 거래를 마쳐 12,000선이 무너지며 2006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10.97포인트(0.84%) 내린 1,293.37에 거래를 마감해 1,300선이 무너지며 2006년 9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8.01포인트(0.36%) 내린 2,212.49를 기록했다.
이번 주에 다우지수는 3%, 나스닥은 2.6%, S&P 500지수는 2.8%씩 하락했다.
이날 증시는 미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의 2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건설과 제조, 소매업 등에서 일자리가 줄어든 여파로 6만3천명 감소, 2003년 3월 이후 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기정사실로 된 영향으로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8일 회의에서 금리를 대폭 내릴 가능성이 제기돼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경기침체 우려와 모기지업체 손버그 모기지의 마진콜 불이행에 따른 파산 가능성 등 신용위기 확산 우려가 지속되면서 증시는 다시 하락했다.
고용은 미국 경제성장에 70%를 기여하는 소비지출의 기반이자 경제 전반의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2월 고용 대폭적인 감소는 미 경제가 침체에 빠졌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 마켓워치 등 미 언론들은 2월의 고용 감소가 경기가 침체에 빠졌다는 증거를 추가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FRB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할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 동향은 금리가 추가로 0.7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86%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 우려 때문에 FRB가 큰 폭의 금리인하를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신용위기가 중앙은행이 올해 들어 이미 단행한 큰 폭의 금리인하를 또 다시 실시토록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대폭적인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입장을 시사했다.
재닛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연설을 통해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인플레를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밝혀 금리 인하에 따른 인플레 우려를 강조했다.
FRB는 이와 함께 최근 손버그 모기지 등이 마진콜을 맞추지 못하는 등 신용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오는 10일과 24일 금리입찰을 통해 신용시장에 공급하는 자금을 각각 500억달러로 200억달러씩 확대하고 필요할 경우 향후 더 많은 자금을 신용시장에 공급할 것이라고 이날 밝히며 신용위기 진화에 나섰으나 그 효과에 대한 의문으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손버그는 전날 2천800만달러에 이르는 마진콜을 맞추지 못해 크로스 디폴트(연쇄부도)가 초래되고 있다고 밝혀 채무불이행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를 키운데 이어 이날도 6억1천만달러에 달하는 마진콜을 맞출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고 밝혀 파산 우려를 낳으며 23%나 폭락했다.
손버그는 마진콜에 응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노력을 하는 동안 은행들이 이날 밤까지 자금 상환 요구를 동결키로 했다면서 모기지 관련 자산의 가치 하락과 유동성 부족으로 회사의 생존에 중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스스로 밝혔다.
영국 칼라일그룹 계열의 칼라일캐피털도 전날 7곳으로부터 3천700만달러의 마진콜 요청을 받았으나 4개 업체의 마진콜에 응하지 못했고 이중 한 업체로부터 디폴트 통지를 받았다고 밝힌데 이어 이날도 추가로 마진콜과 디폴트 통지를 받았다고 밝혀 우려를 키웠다.
칼라일 캐피털은 디폴트 통지를 한 대출기관들이 일부 주거용 모기지 관련 채권을 유동화했으며 다른 채권이 유동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혀 자본이 고갈될 우려를 낳고 있다.
채권보증업체 압박은 트리플A 신용등급 유지를 위해 필요한 자본 확충을 위해 당초 발표한 계획대로 주식과 자산 매각을 통해 15억달러를 조달했다고 이날 밝혔으나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영향으로 주가는 1.5% 내렸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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