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3.13 07:03
수정 : 2008.03.13 13:29
|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사상최초로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한 13일 석유공사 직원들이 유가 추이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안양/연합뉴스
|
국제유가가 달러가치 하락세 지속의 여파로 사상 최초로 배럴 당 110달러선을 돌파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장중에 배럴 당 110.20달러까지 급등하면서 엿새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WTI 가격은 전날 종가에 비해 1.17달러, 1.1% 상승한 배럴 당 109.92달러에 거래를 마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WTI 가격은 지난 1년 간 무려 86%나 올랐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4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한때 배럴 당 106.4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유로화에 대한 달러 가치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시장 관계자들은 달러화로 가격이 매겨지는 유가의 특성상 달러에 비해 강세를 보이는 통화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유가가 그만큼 싸지는 셈이라면서 달러 가치의 하락세가 진정되지 않는 한 국제유가의 강세가 쉽게 꺾이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WTI와 북해산 브렌트유의 가격차이가 4달러 가까이 벌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뉴욕시장에 투기적 수요가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뉴에지 USA의 앤트완 핼프는 수급과 같은 펀더멘털이 국제유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투자자들이 원유부족 때문이 아니라 인플레 위험이나 달러 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로 원유를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1.5526달러까지 가치가 추락, 지난 1999년 유로화도입 이후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는 전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천억달러 규모의 긴급 유동성 공급 발표로 반짝 상승세를 보였으나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앞서 미 에너지부는 지난주 원유재고가 3억1천160만배럴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였던 160만배럴 보다 큰 폭인 62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 잠시 유가의 하락세를 이끌었으나 달러 가치 하락에 밀려 장세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 (뉴욕=연합뉴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