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3.19 20:23
수정 : 2008.03.1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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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국’ 나우루 ‘알거지’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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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산염 수출로 부자 ‘흥청망청’
국민10% 호주 난민수용소 종사
수용소 폐쇄 결정에 경제 ‘휘청’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공화국으로 한때 세계 최고의 부자국 대열에 들었던 남태평양의 나우루 공화국이 알거지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최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 보도를 보면, 나우루 공화국은 최근 오스트레일리아 정부가 나우루에 설립한 난민수용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심각한 경제난에 허덕일 처지에 놓이게 됐다. 전체 1만여명의 국민 중 약 10분의 1이 난민수용소에 의존해 연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레일리아와 하와이 중간에 있는 나우루는 면적 21㎢, 인구 1만여명에 불과한 소국이다. 하지만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독립 후 40여년 만에 세계 최고 부자 국가 가운데 하나에서, 수용소 폐쇄로 경제 전반이 휘청거릴 정도의 빈국으로 전락하게 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나우루는 수백만년 동안 퇴적돼 온 바다새 배설물이 산호층과 작용해 만들어진 인광석을 바탕으로 생산한 인산염 수출로 그간 톡톡한 재미를 봐왔다.
이로 인해 벼락부자가 된 나우루 국민들은 넘쳐나는 돈을 흥청망청 쓰기 시작했다. 도로 제한속도가 시속 40㎞에 불과했지만 업자들은 람보르기니 같은 고급 스포츠카를 앞다퉈 수입했다. 주민들은 인근 하와이나 피지, 싱가포르로 쇼핑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주민 마노아 통가말로의 말처럼 주민들이 “돈을 휴지처럼 사용했다.”
하지만 이런 행운은 오래가지 못했다. 채굴권을 넘겨받은 외국 투자회사들의 무분별한 채굴로 2003년께 인광석이 거의 고갈됐기 때문이다. 주민 도네케 케파에는 “우리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돈을 가졌을 때 우리는 매일 파티하듯 했고, 아무도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이제 미래에 대해 아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이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교육받은 기술관료들이 정권을 잡으면서 원양 참치 통조림 공장 설립, 인광석 채굴 작업 재개 등을 계획하면서 경제 난국 타개를 도모하고 있지만 나우루가 다시 비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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