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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4.02 20:44 수정 : 2008.04.02 20:44

금리이하 당분간 어려울 듯…임금상승 압력도 과제

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해오던 유럽연합(EU)이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로 인해 진퇴양난의 어려움에 빠졌다. 실물경기 악화로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가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유럽연합 통계국은 지난달 31일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5개국의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5% 상승했다고 밝혔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3%에 비해 훨씬 높아졌을 뿐 아니라 1992년 6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또한 유럽중앙은행이 이달 들어 내놓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측치 2.6~3.2%를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이런 물가상승 추세는 통화량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유로존의 지난 2월 총유동성(M3)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3% 증가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이 가까운 시일 안에 금리인하에 나서기는 어렵게 됐다. 경제전문 통신사 <블룸버그>는 최근 유럽중앙은행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재의 4%에서 3.5%로, 영국중앙은행은 5.25%에서 4.5%로 내리는 등 금융 완화 정책을 취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로 인한 미국발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유럽 경제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실물경제의 위축이다. 유럽연합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0.8%(전분기 대비)에서 4분기에 0.4%로 크게 둔화됐다. 향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경제기대지수도 건설경기 위축 등으로 2월의 100.1에서 3월 99.6으로 하락했다. 실물경제의 위축과 경기하락에 대한 심리적 우려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영국도 마찬가지로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우려로 경제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머번 킹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물가가 상승하면 다시 낮추기 힘들기 때문에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경기 활성화와 인플레 억제를 함께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연합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임금상승이다. 물가상승에 비례해 임금을 올릴 경우 다시 연쇄적인 물가상승 효과를 가져와 상황이 겉잡을 수 없게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 중앙은행(ECB) 총재는 “물가 연동 임금제를 택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어디까지 참아줄지는 미지수다. 물가급등, 경기위축, 임금압박의 삼중고 속에서 중앙은행의 입지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남기 선임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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