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 총리 ‘동반자 관계’ 강조…‘유엔 개혁’ 협력도
중국에 맞서 본격적인 아프리카 공략에 나선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가 앞으로 5년 동안 아프리카에 대한 경제원조를 2배로 늘려 54억달러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싱 총리는 8~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프리카-인도 정상회담에서 이렇게 밝히고, ‘아프리카-인도 협력을 위한 틀’과 ‘델리 선언’이라는 두 가지 합의서를 채택해 양쪽이 원조-수혜가 아닌 동반자 관계임을 강조했다.
인도는 농업·무역·직접투자·중소기업·과학·정보통신 등의 분야에 걸쳐 아프리카와 협력하고, 34개 아프리카 최저개발국들을 무관세 특혜국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유엔 개혁을 위해 아프리카와 협력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인도는 2005년 아프리카의 맹주 격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공동 진출을 위해 협력한 바 있다. 이들은 1945년에 제정된 유엔 체제가 현재의 세계질서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상임이사국을 15개국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인도는 아프리카 나라들의 지원을 얻어 국제무대에서 위상을 높이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은 강대국들의 자원 경쟁을 겨냥해 “우리는 이제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같은 대접을 받을 때가 되었다”며 “단순히 원자재만 가진 시장으로 비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고 <비비시>(BBC) 방송은 전했다. 압둘라예 와데 세네갈 대통령은 “세네갈의 인도 기업들은 지금 기술을 전수하고 현지인을 훈련시키고 있다”며 “처음으로 우리를 구제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교역 상대국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자원 확보에서 중국에 많이 뒤져 있는 인도의 반격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중국은 2년 전 아프리카 국가들과 한 정상회담에서 원조 규모를 2배로 늘리고, 30억달러 우대차관을 제공하기로 한 바 있다. 일본은 오는 7월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을 주최해, 아프리카 원조 2배 증액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도 아프리카 군사 원조를 크게 늘리고, 2015년까지 수입 석유의 25%를 아프리카에서 충당할 계획이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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