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5.01 22:56
수정 : 2008.05.01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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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기준금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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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이후 7번째 내려 2%…경기하락 신호
미 증시 내림세로 돌아…“물가 부채질” 우려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30일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인 연방 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0.25%포인트씩 추가 인하했다. 지난해 9월이래 7번째로 단행된 이번 금리인하로, 기준금리는 2004년 11월 이후 최저치인 2.0%로 내려갔다.
연준은 “이러한 통화 완화 정책이 어느 정도 성장을 유도하고 경제활동의 위험을 완화할 것”이라며 당분간 금리 인하를 자제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하지만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잰디는 <에이피>(AP) 통신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할 만큼은 했고 이제는 충분하지 않느냐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도움이 필요하면 손을 내밀겠다는 것이 이번 금리인하의 메시지”라고 풀이했다.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종료 선언을 예상했던 월가에서는, 연준의 신중한 태도를 경기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이날 한때 178포인트 올랐다가, 전날보다 11.81포인트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이번 금리인하가 미국은 물론 전세계 증시에 끼칠 영향에 대한 관측도 엇갈리는 실정이다.
이날 조처로 최근 몇달간 연준이 취해온 공격적인 금리인하는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연준의 1·3월 금리 인하는 최근 20여년 사이의 가장 강력한 조처로 평가된다.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경기부양의 또다른 축인 대규모 세금 환급 절차도 이번주 시작됐다.
그럼에도 사실상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는 체질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 상무부가 30일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6%에 그쳤다. 가계와 기업의 지출이 모두 둔화했다. 특히 개인 소비는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였고, 기업투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택가격은 26년 만에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다.
또 미국 정부가 잇따라 쏟아낸 경기 부양책의 부작용이 식량값·유가 폭등과 맞물려 거센 후폭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물가상승의 뇌관을 때릴 위험이 적지 않은 셈이다. 연준 이사 10명 가운데 2명은 이날 표결에서 “금리인하가 미국 경제를 더욱 주름지게 할 것”이라며 반대표를 던졌다. 리먼브러더스의 아론 거위츠 포트폴리오 자문 공동대표는 “연준 성명서의 내용은 좋은 신호가 아니다”며 “미국 경제의 침체는 2009년까지 지속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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