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시장도 직격탄, 달러화 엔화에 2%이상 하락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과 메릴린치 전격 매각, AIG의 긴급 자금 요청 등 미국 월가발(發) 위기가 국제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증시와 유가,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15일 오전 11시10분(현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237.26포인트(2.08%) 내린 11,184.73을 기록하고 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2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6%가 내렸다. 파산 신청을 낸 리먼의 주가는 94% 가량 떨어지면서 휴지조각으로 전락했고, 메릴린치를 매입한 BOA도 16% 하락했다. 연방정부에 400억달러의 긴급 브리지론을 요청한 AIG는 43% 폭락했다. 뉴욕증시는 개장 직후 소폭의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10분 만에 다우 지수가 340포인트 이상 하락하면서 `블랙 먼데이' 조짐이 나타나기도 했으나, 오전 현재 2% 하락 선에서 지지하고 있다. 국제유가 역시 금융시장 혼돈과 허리케인 아이크가 정유시설에 제한적 피해를 준 것에 영향을 받아 100달러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지난 7개월래 최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5.02 달러 가까이 떨어진 배럴당 96.16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5% 이상 떨어진 9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서크덴리서치의 마이클 데이비스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의 혼돈은 원유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금융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한국시각으로 15일 오후 11시07분 현재 프랑스 파리의 CAC-40 지수는 4.45%나 하락했으며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 지수는 4.44%,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30 지수는 3.69% 각각 떨어졌다. 유럽중앙은행은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이날 하루 동안 300억 유로(미화 427억 달러)를 방출하기로 했으며,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도 단기 금융 시장에 50억 파운드(63억 유로, 9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시아 대표 금융시장인 홍콩, 중국 상하이(上海), 일본 도쿄(東京), 한국 증시는 '중추절'과 '노인의 날', '추석' 등을 맞아 각각 휴장, 이번 사태로 인한 직격탄은 일단 피했다. 그러나 이날 개장한 대만,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다른 아시아 국가의 증시는 폭락을 면치 못했다. 대만의 가권지수는 지난주 금요일에 비해 4.1%(258.23포인트) 폭락한 6,052.45로 장을 마쳤고, 싱가포르 증시의 ST지수도 3.27%(84.12포인트) 급락한 2천486.55로 마감했다. 인도 뭄바이 증시의 센섹스 지수도 3.35%(469.54포인트) 떨어진 13,531.27을 기록했다. 호주 S&P/ASX 200지수도 지난주 금요일에 비해 1.8%(86.1포인트) 떨어진 4,817.7을 기록했으며, 뉴질랜드 NZX-50 지수는 1.26%(41.78 포인트) 밀린 3,319.90로 장을 마감했다. 한편 같은 시각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비해 2.1% 하락한 1달러당 105.74엔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는 한때 엔화에 대해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1달러당 104.52엔에 거래되기도 했다. 달러화는 또 스위스프랑에 대해서도 1달러당 1.1155에 거래돼 약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수석 애널리스트는 "외환시장이 금융위기가 오면 전통적으로 보다 안전하다고 믿는 엔화와 스위스 프랑으로 투자 대상을 옮겨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현재 김영묵 김상훈 특파원 kn0209@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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