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9.29 23:27
수정 : 2008.09.30 01:44
주당 1달러씩 약 22억달러 지불할듯
미국 4대 은행 와코비아가 금융위기의 새로운 희생자가 됐다.
씨티그룹이 자금난에 시달리던 미국 와코비아의 은행영업 부문을 인수한다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예보)가 29일 밝혔다. 씨티그룹은 주당 1달러, 약 22억달러(약 2조6천억원)를 지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미국 은행업계는 거대 소수은행 중심으로 재편돼, 아메리카은행(BOA), 제이피모건 체이스, 씨티그룹이 미국 은행예금의 30%를 차지하게 됐다. 와코비아의 매각은 미국 최대 저축은행인 워싱턴뮤추얼이 지난 25일 제이피모건 체이스에 인수된 뒤 나흘 만에 이뤄졌다. <뉴욕 타임스>는 “이번 인수가 미국 은행업계에서 소수 거대 은행들에 힘을 집중시켜 이들 은행이 대출과 서비스를 통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21개주에 3천300여개의 와코비아 지점을 확보하고, 예금규모 1조3천억달러의 3대 소매은행으로 자리를 굳혔다.
예보는 와코비아의 모든 예금은 보호되며, 씨티그룹이 와코비아의 부실채권 3120억달러 가운데 최고 420억달러어치를 흡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보는 와코비아의 나머지 부실채권을 떠안는 대신 씨티그룹의 우선주 120억달러어치와 주식매입권을 확보했다. 예보는 “경제상황과 금융안정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 은행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날 조처가 금융시장과 경제안정화를 바라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시의적절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와코비아는 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빚어진 금융위기로 최대 타격을 입은 곳 가운데 하나로, 2006년 모기지 대출업체 골든 웨스트 파이낸셜 인수 뒤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와코비아는 경영위기설이 돌면서, 올해 들어 주식가치가 74% 폭락했다.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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