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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0.09 09:00 수정 : 2008.10.09 09:30

유럽 증시 5~6% 하락…G7 재무장관 곧 회동

위급한 금융시장 상황이 결국 사상 유례 없는 국제공조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시장은 보다 근본적 조처를 요구하는 듯 보인다.

8일 미국과 유럽중앙은행(ECB), 중국 등 7개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금리를 내리고 일본 중앙은행도 이를 강력히 지지하고 나선 데는 세계가 공조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절박한 위기감이 있었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이처럼 동시 금리인하에 협조한 것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이번 금리인하로 미국과 유럽연합 등은 이미 주요한 카드를 총동원했다.

이번 금리인하의 주요 목적은 신용경색이 악화된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융회사는 물론 기업과 가계도 금리인하 폭 만큼 자금조달 비용이 저렴해진다.

그러나 이미 2%의 저금리인 미국 정책금리가 1.5%로 내린다 해도 경색된 금융시장에서 제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위기의 근본원인인 시장의 불안, 금융기관 부실, 주택가격 하락 등 자산거품 붕괴, 실물경제 악화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위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번 조처는 시장이 붕괴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임시 ‘응급조처’ 성격이 강하다.

시장이 이미 한 나라가 통제하기엔 불가능할 만큼 커진데다 글로벌 네트워크로 촘촘히 얽혀 있기 때문에 국제공조만이 해법이라는 공감대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폭발한 지난 한 달 동안 미국과 유럽 각국 정부가 따로따로 시장 구제 대책들을 쏟아냈지만, 전세계 증시는 공포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7일까지 최근 5거래일 동안 다우지수는 1403.55포인트(13%)나 날아갔다. 지난 1년 동안 다우지수는 33%가 떨어졌다. 대공황 시기인 1937년 이후 한 해 최대 주가 내림폭이다. 8일 일본 증시가 9.38% 폭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도 공황 상태다. 러시아 미섹스지수가 15.5% 폭락하자 정부는 10일까지 거래를 중지시켰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7일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3개국 정상들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하는 등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도쿄미쓰미시 유에프제이(UFJ)은행 런던지점의 통화 전략가 데렉 핼페니는 이 신문에 “각국 정부들이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공조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며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없지만 연준의 회사채(CD) 매입과 영국의 구제금융, 그리고 중앙은행의 공동 금리인하는 각국 정부가 점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시 금리인하 발표 뒤에도 유럽과 미국 증시는 극심한 혼란을 보였다. 영국, 프랑스, 독일 증시는 5~6% 하락으로 마감했다. 8일 다우지수가 위·아래로 불안하게 요동치자 <뉴욕 타임스>는 투자자들이 국제공조 금리인하라는 호재와 심각한 경기후퇴를 피할 수 없을 거라는 악재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처가 단기적 처방은 되겠지만 이미 실물경제로 번진 위기에 근본적 처방이 되긴 어려우며, 추가적 조처들이 계속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기후퇴를 피할 수 없다는 회의론도 만만찮다. 뉴욕의 클로벌캐피털매니지먼트의 펀드 매니저인 매튜 카우플러는 <블룸버그 뉴스>에 “이 혼란이 해결되려면 많은 사람들의 희망보다 긴 시간이 걸릴 거라는 게 불편하지만 진실”이라며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 후퇴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은 10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 공동 대응책을 찾을 예정이다. 11일부터는 워싱턴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합동연례회의가 열린다.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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