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정부, 3개 은행에 370억파운드 공적 자금 투입

RBS, 로이즈TSB, HBOS등..바클레이즈는 자력 회생 나서

영국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금융안정책에 따라 신용 경색의 여파로 고전하는 3개 은행에 370억파운드(약 78조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공적 자금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로이즈 TSB, HBOS 등 3개 은행에 투입되며, 당초 공적 자금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던 바클레이즈는 정부 지원을 받지 않기로 했다.

RBS에는 200억파운드, 합병 협상이 진행 중인 HBOS와 로이즈 TSB에는 170억파운드가 투입된다. 바클레이즈는 정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65억파운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RBS로부터 50억파운드 상당 우선주를 매입하고, RBS가 민간 투자자 유치에 실패할 경우 보통주 150억파운드를 추가로 매입하기로 했다. 로이즈 TSB는 우선주 30억파운드, 보통주 85억파운드를 합해 정부의 공적 자금 115억파운드를 받고, HBOS는 55억파운드를 받는다.

은행 신용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RBS 최고경영자 프레드 굿윈은 물러나고, 대신 브리티시 랜드 최고경영자인 스티븐 헤스터가 RBS를 이끌게 된다. HBOS 최고경영자 앤디 혼비도 물러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가 주식 취득 방식으로 이 은행들의 지분을 매입해 부분 국유화함에 따라 납세자인 국민이 RBS의 60%, 합병될 로이즈 TSB와 HBOS의 지분 40%를 보유하게 된다.

공적 자금 투입의 전제조건으로 정부는 고위 경영진에게 올해 현금 보너스를 지급해서는 안되고, 향후 보너스도 주식의 형태로 지불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로이즈 TSB와 HBOS는 두 은행 간 합병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조건을 두고 재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 세계 증시의 폭락 속에 HBOS의 주가가 급락함에 따라 주주들은 HBOS 한 주 당 0.605 로이즈 TSB 주식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에는 HBOS 한 주당 0.83 로이즈 TSB 주식을 받는 것으로 돼 있었다.

바클레이즈는 정부에 손을 빌리지 않고, 민간 투자자로부터 65억파운드를 조성할 계획이며, 올해 최종 배당금을 지불하지 않음으로써 20억파운드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페스튼 BBC 경제부 기자는 정부의 공적 자금 투입에 대해 "영국 금융역사상 아마 가장 특별한 날로서 기록될 것"이라며 "은행들에게 엄청난 굴욕"이라고 논평했다.

재무부는 정부가 영국 은행의 영원한 투자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추후 상황이 회복되면 정부의 투자액을 모두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공적 자금 투입 뉴스에 힘입어 런던 증시에서 FTSE 100지수는 13일 개장 후 금융주를 중심으로 약 5% 상승했다.

(런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