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달러자금 무제한 공급
국제금융시장의 위기에 공동대처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의 중앙은행 간의 달러 통화스와프 상한을 일시적으로 없애기로 합의했다고 미국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4일 밝혔다. FRB는 이날 성명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RB)가 이 조치를 승인함에 따라 일본중앙은행은 달러 수요에 맞춰 충분한 자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번 통화스와프 상한 철폐는 2009년 4월30일까지 적용된다고 말했다. FRB는 또 "FRB와 일본중앙은행 간의 스와프 규모는 미 달러 자금수요가 얼마가 되든 관계없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해 사실상 일본 중앙은행의 요구가 있으면 달러를 무제한 공급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FRB는 지난 13일 영국중앙은행, 유럽중앙은행(ECB) , 스위스중앙은행과도 달러 통화스와프 상한을 일본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일시적으로 없애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유럽에서 마찬가지로 그들이 원한 만큼의 달러자금을 담보만 제공하면 빌릴 수 있다"고 FRB는 말했다. FRB는 또 현재 호주,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의 중앙은행 등과도 달러의 유동성 부족사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상태다.이에 앞서 FRB는 지난달 29일 세계금융시장에서 달러의 유동성 부족을 막기 위해 ECB 그리고 캐나다, 영국, 일본, 호주 등 8개 국가의 중앙은행들과 공조해 통화스와프 한도를 기존의 2천900억달러에서 3천300억달러를 더 늘려 6천200억달러로 확대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당시 FRB와의 주요국가의 통화스와프 한도는 2009년 4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ECB 2천400억달러, 일본중앙은행 1천200억달러, 영국중앙은행 800억달러, 스위스중앙은행 600억달러, 캐나다와 호주 중앙은행 각 300억달러 등으로 확대됐었다. 한편, 한국 정부도 선진국 간의 통화 스와프 대상에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국을 포함하는 문제를 놓고 미국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긴급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기조연설에서 "선진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로 신흥시장국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러한 신흥시장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다시 선진국으로 전이되는 현상(reverse spill-over)을 고려할 때 회원국들 간 정책공조에 신흥시장국들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장관은 또 같은 날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 재무부와 통화 스와프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구체적인 액수는 거론하지 않고 통화 스와프가 선진 7개국(G7) 외의 다른 나라에도 확대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협의한 사실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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