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10.19 21:51 수정 : 2008.10.19 21:51

미국, 구제금융 해놨더니

정부 안간힘 불구 ‘뜻밖 악순환’에 당황
대출업체 자금부족 탓…실물경제 위협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안이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모기지 분야에서 금리 상승이라는 뜻밖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시사주간 <타임> 최신호는 “은행권 대출을 확대하려는 정부 정책이 경제 회복의 핵심 분야인 모기지 금리를 되레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재무부가 은행 부분 국유화, 예금지급 보증, 달러 무제한 공급 등 극단적인 처방을 내놓고 있음에도, 금융위기의 근원지에서 정반대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시장 금리 조사기관 뱅크레이트닷컴에 따르면, 지난주 30년 만기 주택담보 모기지 평균이율은 0.5%포인트 오른 6.74%를 기록했다. 주간 상승세로는 21년 새 최고치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모기지 금리가 조만간 7%에 이를 것이라고 말한다.

집값 폭락세도 기록적이다. 에스앤피(S&P) 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지수를 보면, 미국의 평균 집값은 2006년 7월 정점을 찍은 이후 2년여 만에 20%나 떨어졌다. 모기지 금리 상승세는 집값 폭락을 더 부추길 수 있다.

모기지 금리 상승에 따라 30년 만기 20만달러(약 2억6200만원) 대출자의 경우, 평균 이자 부담액은 한 달에 1296달러(약 170만원)로 늘었다. 이는 수 주 전보다 월 100달러, 1년에 1200달러를 금리로 더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워싱턴 포스트>도 19일 “정부의 조처들이 긴급한 해법을 요구하는 새로운 문제들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모기지 금리가 오르는 것은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채권에 투자했던 뭉칫돈들이 빠져나와 안정성이 보장된 은행채로 몰리면서 모기지 업체의 자금 조달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미국 정부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인수하고 주택담보대출업계에 2천억달러의 자본수혈을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런 조처가 주택 대출을 쉽고 저렴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발표 직후 한때 모기지 금리는 급격히 떨어졌다. 그러나 대규모 구제금융 등 일련의 은행권 구제정책이 쏟아지면서 모기지 금리는 급반등했다. 에프티엔(FTN)파이낸셜 증권의 애널리스트인 짐 보겔은 19일 “한 달전만 해도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정부가 보증하는 유일한 금융기관이었으나, 지금은 모기지 채권이 특권적 지위를 상실했다”고 말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자 미 재무부는 머니마켓(단기 금융시장)의 경우 기존의 예금에 대해서만 지급보증을 하겠다고 한 발 물러서야 했다.

다트머스대학교의 터크경영대학원의 금융학 교수인 존 보겔은 <타임> 인터뷰에서 “수백만 주택보유자들이 모기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모기지 업체에 자금을 보충해줄 필요가 있으며, 모기지 금리가 더 올라가면 그런 정책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