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0.26 19:54
수정 : 2008.10.26 19:54
국제금융센터 “250억달러 더 내다팔 것…헤지펀드 청산 탓”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한국 주식, 채권 등 매각)가 국내 금융시장을 옥죄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250억달러 정도 더 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50억달러는 24일 현재 환율 기준으로 35조5500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국제금융센터는 26일 국제금융연합회(IIF) 전망을 토대로 신흥아시아국에서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커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선 내년에 250억달러의 주식투자자금이 유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연합회는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의 주요 민간은행이 개발도상국의 채무 문제에 대해 은행간 협조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 1983년 1월에 설립된 민간기구로, 각 은행이 수집하는 채무국의 금융 경제정보를 집중해 가맹은행에 제공하고 있다.
국제금융연합회는 또 올해말까지 우리나라, 대만, 브라질 등 30개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689억달러의 자금 유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 들어 24일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만 유출된 외국인 주식자금이 450억달러 수준임을 고려하면, 전체 신흥국에서 올해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 중 70% 가까이가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갔다고 볼 수 있다. 국제금융연합회는 또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 채무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신흥시장으로 자금이 쉽게 유입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과 러시아의 주요 위험 요인은 은행의 대규모 단기 외채와 경기하강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 배경으로는 헤지펀드 청산이 꼽혔다. 국내 증시에 투자한 헤지펀드들이 주가 하락으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잇따라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국내 주식을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가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는 10월 말 결산을 앞두고 대규모 투자손실을 낸 헤지펀드 청산 움직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이라며 “한 예로 글로벌 금융회사인 헤네시그룹이 운용하는 헤지펀드의 9월말 수익률은 -11.25%로, 지난 1998년 8월 -23.95% 이후 가장 낮다”고 설명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