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국과 유럽국가 그리고 일본이 참여하는 선진 7개국(G7)이나 여기에 러시아까지 참가하는 주요 8개국(G8) 회의가 세계 정치는 물론 경제 질서를 농단해왔다.
하지만, 이번 G20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 브라질,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신흥시장국가 지도자들이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세계경제의 질서가 선진국 주도에서 신흥시장국가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이처럼 새롭게 달라진 국제환경 속에서 선진국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신흥시장 국가의 지도자들과도 함께 국제금융위기 해법을 찾아야만 할 것이라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이처럼 이번 G20 회의는 앞으로 이번 국제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앞으로 국제경제질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세계 최대 외화보유국으로 우뚝 선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무역에서 비중을 높여온 한국과 브라질, 인도 등 신흥시장국가가 더 큰 목소리를 낼 것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앞으로 이번 G20 회의는 앞으로 실타래처럼 얽힌 경제적 난제를 풀어야 할 때 하나의 선례가 될 수 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위스는 "중국과 인도가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참여자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G8을 뛰어넘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신흥시장국가 지도자들이 국제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다자 정상회의에 대거 모습을 드러낸 된 것과 관련, 내년에 대부분 선진국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해 세계 경제성장의 거의 전부를 개발도상국가들이 도맡게 된 상황에서 일어난 "주목할 변화"로 평가했다.
이와 함께 G20 회의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 마련과 같은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세계 경제 총생산의 90%를 차지하는 국가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제경제 침체와 새로운 국제금융 감독과 규제 등에 대해 논의를 했다는 점만으로도 일단 성공이라고 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그만큼 이들 국가의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였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이번 회의와 관련, "지금 중요한 것은 후속 조치들이며 사람들은 정상들이 국제적으로 조정이 이뤄진 신속한 행동에 나서길 기대한다"면서 "추가적인 단호한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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