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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1.14 01:10 수정 : 2009.01.14 01:10

최고경영자(CEO)의 일자리도 더는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260만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는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했지만, 정작 기업에서 살생부를 만드는 주역인 CEO 자신들도 실업자 대열에 대거 합류하고 있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주가가 급락하자 주주와 이사회로부터 사퇴압력을 받는 CEO들이 늘어나는 등 이른바 CEO '수난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

미국에서는 최근 8일 동안에만 6개 대기업의 CEO가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타이슨푸드를 시작으로 보더스그룹, 오비츠 월드와이드, 치코스 FAS, 베베스토어스의 CEO가 해고됐으며 지난 12일에는 컴퓨터디스크드라이브 생산업체인 씨게이트 테크놀로지의 CEO 윌리엄 왓킨스가 교체될 것이라고 회사 측이 발표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그동안 실적 악화와 주가 급락, 이로 인한 주주들의 비난에 시달려온 CEO들이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CEO들의 수난이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93∼2001년에 발생한 1천627건의 CEO 교체를 분석한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의 디크 젠터 조교수는 경기가 안 좋을 때 CEO 교체가 2배에 달했으며, 특히 라이벌 기업보다 주주 배당이 적은 업체의 CEO들이 버티지 못했다는 결론을 얻었다.


헤드헌팅업체인 스펜서 스튜어트에 따르면 지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중 61개 업체가 CEO를 교체, 전년 56개사보다 늘었다.

젠터 조교수는 이사회가 대개 배당이 줄기 시작한 지 1∼2년 뒤에 CEO를 해고한다는 점을 들어 올해는 일자리를 잃는 CEO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경영컨설턴트나 투자자,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비공식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제너럴모터스(GM)의 릭 왜고너, 씨티그룹의 비크람 판디트, 썬마이크로시스템스의 조내던 슈워츠, 오피스 데포의 스티브 오들랜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케네스 루이스 등도 일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CEO의 어려운 상황은 비단 미국기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호주의 철광석 생산업체 리오틴토는 알루미늄사업부의 딕 에번스 CEO가 4월에 물러날 것이라고 발표했고 노르웨이의 노르스크 하이드로 ASA도 CEO의 퇴진을 발표했다.

CEO뿐 아니라 함께 일해온 임원진들도 자리가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새로 선임된 CEO들은 대개 자기와 호흡을 맞출 새 임원진을 선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CEO를 갈아치우는 것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작년 6월 월스트리트저널이 2005년 2월부터 2007년 6월까지 CEO를 교체한 30개 대기업을 조사한 결과 주가가 하락한 경우가 더 많았다.

GM의 부회장을 지낸 해리 피어스 노텔 네트웍스 회장은 "새 CEO는 경영을 완전히 장악하기 전에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위기상황에서 새로운 지도자를 고용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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