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2.20 20:18
수정 : 2009.02.2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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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대미 철강수출국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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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인상 목표 반덤핑 제소 준비
미국 철강업계가 외국 철강업체들과의 ‘무역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유에스(US)스틸, 뉴코어, 에이케이(AK)스틸 등 미국 주요 철강업체들이 외국 업체들의 불공정 가격(덤핑) 행위를 조사해, 4월께 반덤핑 제소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19일 보도했다. 외국산 철강에 추가 관세를 물려, 외국 업체들이 약 1천억달러 규모의 미국 철강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 보호무역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 철강업계의 목표는 수입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다. 경기침체가 심각한데다, 최대 고객인 자동차 산업이 도산위기에 빠진 상태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현재 관세가 한자릿수 이하로 부과되는 수입산 철강에 대한 관세 인상이 절실하다는 계산이다. 특히, 중국이 각종 지원금을 주면서 헐값에 철강을 수출해 지난해 미국 철강 수입의 4.4%를 차지한 데 불만을 품고 있다. 산샹화 중국 철강협회 사무총장은 “수출 비중이 적어 손해를 보면서까지 수출할 리 없다”고 반박하며, “필요하면 우리도 법적 조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소 움직임에는 미국 의회가 경기부양법안에 정부가 발주하는 건설·토목 사업에 필요한 철강 제품은 미국산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바이 아메리카’ 조항을 마련했다가,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 가입국인 한국, 일본 등의 제품은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협정 미가입국이어서 정부 발주 사업에서 제외된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은 다른 분야에서 더욱 치열한 시장 쟁탈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등의 덤핑 수출로 직접 피해를 본 사실이 입증돼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입 철강제품의 최종 가격은 10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국들이 여기에 반발해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고, 다른 산업에도 도미노 여파를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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