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금 빠르게 몰려 지수 급등 등 과열 우려
기우로 그칠까? 경제 전문 온라인 <시엔엔(CNN)머니>는 25일 “또다른 투자거품이 이미 시작됐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올 세계경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인 마이너스(-) 2.7% 성장(OECD 전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경기 침체기’의 한복판에서 나온 뜻밖의 진단이다.우려의 중심엔 신흥시장이 있다. 투자은행 메릴린치가 최근 전 세계 220명의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6%가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했다고 답했다. 전달의 26%에서 크게 는 것으로, 2007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곧 신흥시장으로 돈이 급격히 몰린다는 뜻이다.
메릴린치는 “세계 경제의 회복에 대한 낙관론의 급증이 신흥시장에서 거품 수준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실제 신흥시장 증시는 아주 빠르게 회복하면서 과열 우려를 낳을 만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신흥시장 증시 움직임의 가늠자인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는 지난 한달 새 15% 상승했고, 최근 석달 동안 50% 넘게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FTSE) 신흥시장 지수도 지난해 10월 저점을 기록한 이후 66% 급등했다.
‘세 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신흥시장의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 초저금리와 통화팽창 정책으로 급증한 부동자금이 수익을 좇아 상대적으로 빠른 경기회복 기대감, 원자재 가격의 반등 수혜를 입을 신흥시장에 몰리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메릴린치 보고서를 인용해 “신흥시장에서 무모하게 리스크를 떠안으려는 투자자들의 행태가 거품이 형성될 때와 같은 행동을 떠올리게 한다”며 “나쁜 (경제) 수치들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류이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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