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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6.03 19:50 수정 : 2009.06.03 19:50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연준·영란은행 돈풀기 정책 ‘잘못’…10년 내 또 위기 불러”
“버블 낳은 통화팽창 되풀이…초인플레 우려”
원자재 위주 거품 조짐…‘인플레펀드’도 등장

금융위기가 끝났다는 낙관적 전망이 커지지만, 금융위기 대책으로 인한 초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사진) 독일 총리는 2일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융위기와의 싸움에서 너무 앞서 나갔다며 이는 또 다른 금융위기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는 이날 베를린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중앙은행들이 했던 것들을 돌려놓아야만 한다”며 “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조처의 범위와 영란은행의 방식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모두는 독립적인 중앙은행 정책과 합리적인 정책으로 돌아가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10년 안에 정확히 똑같은 상황에 처할 것이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이후 미 연준 등 중앙은행들이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밀어붙인 급격한 돈풀기 정책이 결국 또 다른 금융위기의 씨앗이 될 것이란 비판이다.

메르켈 총리는 금융위기 발발 때부터 ‘현재 금융위기가 지나친 유동성 공급으로 발생한 것인데, 세계 각국이 유동성 공급으로 해결하려 한다며 이는 또 다른 금융위기를 초래할 것이다’고 비판해왔다. 이날 그의 비판은 그 연장선상이나 각국 중앙은행까지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독일에서는 정치권이 중앙은행의 정책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주요국 기준금리 현황
메르켈은 유럽연합의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을 직접 거론하며 “국제압력에 무릎을 꿇었다”고 비난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이 600억유로(8850억달러)의 회사채를 매입하기로 한 결정을 겨냥한 것이다. 독일 중앙은행 총재인 악셀 웨버도 최근 유럽중앙은행 이사회에서 너무 관대한 통화정책이 과거의 자산거품을 쌓았는데 현재 너무 느슨한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원자재를 중심으로 일부 자산이 거품 조짐을 보이자, 인플레에 수익을 연계하는 펀드도 등장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경제에서 극단적인 사건들의 효과를 분석한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니컬러스 탈렙이 관여하는 유니버사투자는 초인플레에 베팅하는 인플레이션펀드를 발매했다. 유니버사는 지난해 시장의 붕괴 쪽에 베팅을 하는 펀드를 운용해 100%의 수익을 올렸다. 인플레이션 펀드는 원자재와 석유시추회사 및 금광회사의 옵션에 투자해, 인플레와 금리가 오를 경우 큰 수익을 얻도록 설계됐다. 탈렙은 경기를 부양하려는 정부의 공격적인 조처는 불가피하게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가격폭등을 이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 금융위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인플레 우려는 때이르다는 반론도 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경제분석가들을 인용해 “인플레는 소비자의 지출이 회복될 때까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몇년이나 걸릴 것이다”고 전했다. 최근의 원자재값 상승은 지난 연말 이후 폭락에 대한 조정으로 제자리를 찾은 것 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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