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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1.04 20:05 수정 : 2009.11.05 00:49

독일 정부 “대출그 회수”…노조, 파업 선언

유럽 각국의 갈등까지 불러일으켰던 제너럴모터스(GM·지엠)의 유럽법인 오펠 매각 문제가 지엠의 막판 철회로 ‘없던 일’이 되어버렸지만, 후폭풍이 만만찮다.

지엠은 3일 최근 몇달 동안 지엠의 영업환경이 개선된 점과 오펠 및 영국 자회사인 복스홀 브랜드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오펠을 매각하지 않기로 이사회가 결정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지엠은 대신 유럽 사업부에 대한 구조조정 절차를 본격적으로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츠 헨더슨 최고경영자는 “이른 시일 내에 독일 정부 및 다른 이해당사국들에 구조조정안을 제출할 것”이라면서 당사국들의 우호적 검토를 요청했다. 헨더슨은 오펠의 구조조정 비용을 30억유로로 예상하면서, 이는 오펠 인수전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이 제시한 비용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지엠은 수개월의 협상 끝에 유럽 법인인 오펠과 복스홀 사업의 지분 55%를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러시아 국영은행 스베르방크 컨소시엄에 매각한다고 지난 9월 발표했다. 협상 성사엔 독일 정부가 45억유로의 금액을 오펠에 대출해주기로 한 지원책이 큰 구실을 했다. 이를 두고 “자국 노동자 해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부당한 보조금”이라고 유럽 국가들이 들끓었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독일 정부의 행동이 유럽연합의 경쟁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뚜렷한 징후’가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지만,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독일엔 유럽 전체 오펠 노동자 5만4000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만5000명이 몰려 있다.

이랬던 터라 독일 정부와 노동자들은 말 그대로 ‘격앙된’ 분위기다.

메르켈 총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유감을 표시하는 전화를 걸 것이라고 4일 총리 대변인이 밝혔다. 라이너 브뤼데를레 독일 경제장관은 이미 지급된 15억유로의 브리지론을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오펠 직원평의회의 클라우스 프란츠 위원장은 회사 쪽과 합의했던 비용 절감안을 취소하며, 5일 독일 4개 공장이 부분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6일엔 유럽 다른 지역의 오펠 공장들에서도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러시아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오펠 매각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며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영국 등 일부 나라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지엠은 “유럽의 모든 노조와 협력해 오펠 구조조정을 위한 의미 있는 계획을 도출해낼 것”이라고 밝혔지만 조정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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