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2.14 07:00
수정 : 2006.0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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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0회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최우수선수 하인스 워드가 11일(현지시간) 낮 조지아주 애틀랜타 맥도너의 어머니 자택에서 어머니 김영희씨를 만나 포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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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풋볼(NFL)의 영웅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가 한국인들의 혼혈인에 대한 오래된 편견을 바로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임스는 `한국, 혼혈 풋볼 챔프를 한 핏줄로 여기다'라는 제하의 서울발 특파원 기사에서 "한국에서 거의 살지 않았고 한국말도 못한 채, 다른때 같았으면 멸시당하기 쉬운 등 국민적 영웅이 될만한 소양을 거의 갖추지 않은 반한국인 워드가 슈퍼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이후 지금 가장 주목받는 스타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현재 그의 이름은 TV나 라디오 토크쇼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리고 있고 그의 사진은 주요 일간지들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하인스 워드'라는 한글을 새긴 팔뚝 문신 사진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한국인들의 워드에 대한 끌림은 단순히 자긍심을 세워줬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인물에 대한 신선한 호기심으로 봐야 한다고 타임스는 분석했다.
즉 단일민족인 한국인은 혼혈인을 보통 멸시의 대상으로 봐왔고, 아버지의 호적에 이름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결국 홀어머니 밑에서 양육되며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던 혼혈인들은 최근 방침을 바꾼다는 얘기가 나오기는 했지만 군 입대조차 금지돼 왔던 상황에서 돌출된 신선한 충격이라는 것.
흑인 혼혈로 2살때 이후 아버지를 본 적이 없다는 고교생 박미나(17)양은 "만약 워드가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서 성장했다면 아마도 매우 힘든 시간을 견뎌냈어야 했을 것이다"며 "어렸을 때에는 친구들로부터 늘 놀림을 받았고 어른들도 마치 외계인을 쳐다보는 듯 했다"고 말했다.
타임스는 이어 워드 역시 미국에서 조차 혼혈의 설움을 받았다면서 어머니 김영희씨가 흑인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뺨을 맞았던 일, 미국내 한국 이민자들 역시 워드와 함께 어울리기를 꺼렸던 일화 등도 소개했다.
신문은 하지만 워드의 빼어난 활약상과 함께 워드에 헌신했던 김영희씨와 김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훌륭하게 성장한 워드 모자의 스토리가 전해지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감동했고 그 결과 여러 언론들이 `순수한 마음은 순수한 혈통보다 중요하다'며 혼혈인에 대한 차별대우를 종식시키자는 계도성 보도를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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