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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14 11:33 수정 : 2006.03.06 15:12

천사 차림을 한 중국 아가씨들이 12일 항저우(杭州)의 거리에서 지나가는 한 쌍의 남녀에게 밸런타인 데이 카드를 나눠주고 있다. 중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생활이 다양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나 밸렌타인 데이와 같은 서양의 전통 명절을 즐기는 여유스러움을 보이고 있다.(AP=연합뉴스)

세계 각국 다양한 밸런타인데이 표정

연인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는 날로 알려진, ‘연인들의 날’인 밸런타인데이에 각기 다른 세계 각국의 표정들을 전한 연합뉴스와 외신을 묶었다. 미국에서는 밸런타인데이가 불륜 관계를 탐지하기 최적의 조건이라는 판단 아래 사설탐정업의 수요가 몰리고, 황금을 좋아하는 중국에서는 금으로 된 장미꽃이 수천만원에 팔리고 있다. 연인관계가 아니어도 의례적으로 초콜릿을 주고받아야 하는 일본에서는 ‘의리초콜릿’이 등장하고 있는가 하면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아예 밸런타인데이가 금지되어 있고 선물과 장미를 주고받는 행위는 ‘단속대상’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미국, “불륜 조사해달라” 사설탐정업체 신바람
“배우자외의 연인 있다면 13,14,15일에 꼭 적발돼

매년 밸런타인데이를 전후해 밀려드는 주문에 신바람난 업체는 사설 탐정업체. 배우자의 불륜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고객들의 주문이 몰려드는 통에 불륜 탐지업무가 그 어느때보다 바쁘다다.

미국의 사설탐정인 토니 델로렌조는 "올해는 13, 14, 15일이 중점 감시기간이다. 배우자 이외의 연인이 있다면 이 사흘중에 걸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미시간에 본부를 두고 미국내 14개주에 사무실을 둔 사설탐정업체 ASG의 폴 댕크 사장은 "주문이 밀려들어 현장 투입 인력이 모자라 다른 회사들에게 일감을 보낼정도"라고 말했다.

밸런타인데이에 이들 업체가 인기를 끄는 것은 불륜 상대가 있는 사람은 밸런타인데이를 전후해 반드시 서로 만나 선물을 교환하거나 사랑을 확인하려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댕크 사장은 "불륜 상태의 사람들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뭔가 새롭고, 특별한일을 하길 원한다. 따라서 속옷이나 꽃, 캔디 등을 사주고 거품욕조가 있는 호텔로 간다"고 말했다. 불륜 당사자들의 변명은 대개 갑작스런 출장이나 야근이다.

<바람피는 남자의 829개 징후>란 책의 저자인 루드 휴스턴은 "배우자의 부정을 의심하는 남녀는 밸런타인데이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며 "배우자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은 물론 새로운 보석이나 속옷을 선물받았는지, 갑작스런 약속 등이 있는지를 잘살펴보라"고 말했다. 부인이 여자친구로부터 받았다며 빨간색 레이스가 달린 브래지어와 팬티를 입고 있거나 남편이 못 보던 시계를 차고 있다면 의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지니 데이비스(41)는 지난해 밸런타인데이에 남편이 레스토랑에서 다른 여자와식사를 한 뒤 함께 밤을 지낸 것을 사설탐정을 통해 포착했다. 데이비스는 현재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

사설탐정인 델로렌조는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50건의 배우자 부정 확인 의뢰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자의 부정을 확인하는 비용으로 500-1천달러를 받으며 감시 비용은 5시간 기준 650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ASG의 댕크 사장은 "특별연수를 받는다고 부인에게 말한 뒤 호텔 예약 e-메일을 부인에게 들킨 남자도 추적대상이다. 이 남자에게는 이번 밸런타인데이가 `특별한' 날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뉴욕 AFP=연합)

중국, “값비싼 포장의 초콜릿 불티 ”한국의 밸런타인데이 극성과 방불
“2400만원짜리 꽃병속 금장미” 등도 나와

발렌타인데이를 맞은 12일 결혼60주년을 맞는 오클라호마주 에니드의 레온 ?옹(오른쪽)이 부인인 에드나여사에게 발렌타인데이카드를 교환하고 키스를 하고있다(AP=연합뉴스)
빠르게 산업화하고 있는 중국도 밸런타인 데이의 극성의 예외가 아니다.

춘제(춘절) 분위기가 가시기도 전인 중국에 밸런타인데이 열기가 뜨겁다. 중국에서는 밸런타인데이가 ‘연인의 날’을 뜻하는 ‘칭런제(情人節)’로 불린다.

14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유통가 등에는 중국에서 각종 선물이 고가에 팔리고 있다. 특히 전통의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인기가 높은 초콜릿과 장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상하이 최대 번화가인 난징로 주변의 백화점 등은 매장 입구를 아예 화려한 초콜릿 장식으로 수놓고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초콜릿 제품도 10위안(약 1천200원)짜리에서부터 최고 3천위안까지 다양하다. 낱개로 팔면 불과 얼마되지 않은 초콜릿을 하트 모양 등의 포장에 담아 원가의 몇 배를 훨씬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길거리에서는 흑장미 한 송이가 25위안(약 3천원)에 팔렸으며, 한 꽃시장에는 1만위안(약 120만원)짜리 대형 장미 화환도 등장했다. 부유층을 겨냥한 19만9천999위안(약 2400만원)이나 하는 화병속 금장미도 나왔다.

상하이의 포트만 리츠칼튼 호텔은 초호화 유람선으로 도시 전경을 구경하고, 최고위급 인사들이 묵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18만8888위안짜리 밸런타인데이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호텔측은 이 상품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루이뷔통 기념품을 선물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밸런타인데이의 밤을 연인과 함께 지내면서 식사를 하는 의미에서 등장한 999위안(약 12만원)짜리 '칭런제 메뉴'가 베이징과 상하이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일본의 한 유통상가가 착안한 뒤 서구로 급속히 전파됐다는 밸런타인데이에 주로 젊은이들이 큰 호응을 보이며 또 다른 '축제'로 자리잡고 있는데 대해 업계는 즐거워하고 있다.

상하이의 한 백화점 매니저는 "중국의 전통 명절인 위안샤오제(정월대보름)보다 이번 밸런타인데이 특수가 더 대단했다"며 "올해는 물론 앞으로도 밸런타인데이가 업계의 대목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갈수록 두드러지는 소득 불균형 속에 호화스런 밸런타인데이의 풍습이 일부 소외계층의 박탈감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상하이 한국상회 관계자는 "중국당국이 내수 진작을 위해 각종 기념일 특수를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면서 "건전한 소비를 촉진하는 내수 진작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상하이)

일본, 인사치레용 ‘기리 초코(의리초콜릿)’ 문화 고치자는 의견 늘어

일본에서는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주고 받는 풍습이 유난히 강하다. 일본에서는 밸런타인데이가 되면 ‘연인’관계가 아니더라도 직장 내에서 ‘의례적으로’ 초코릿을 주고받는 게 일상화되어 있고, 이런 문화 때문에 ‘인사치레용 초콜릿’도 등장하고 있다. 그런 한편 기존의 인사치레 초콜릿 주고받기 풍습이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젊은 층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 직장 여성의 70%와 샐러리맨의 50%가 초콜릿 주고받기 풍습이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의 인터넷 정보제공 업체인 '아이브리지'가 자사 모니터 회원 가운데 회사에 근무하는 20-30대 여성 독신 남녀 각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밸런타인데이에 관한 앙케트(여론조사)에서 밝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은 47%가 '수일전부터' 선물할 초콜릿을 준비하며, 26%는 '1주일 이전부터' 마련한다고 답해 대부분이 초콜릿 선물 준비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평소 주변의 신세를 많이 진 이성에게 선물하는 '기리(義理) 초코'를 주는 이유에 대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의 수단'이 42%로 가장 많았으며, '매년 해왔기 때문'이 40%로 조사됐다. (도쿄 교토=연합)

사우디아라비아, 기독교 성인 기리는 ‘밸런타인데이’ 금지

이슬람 근본주의 전통을 고수하는 아랍권에서 밸런타인데이는 공식적으로 없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기독교의 성인으로부터 유래한 밸런타인데이를 공식적으로 금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은 이슬람 율법 해석인 파트와에 의거해 몇 년전부터 밸런타인데이를 즐기는 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밸런타인 즈음해 꽃가게의 장미를 압수하는 일도 벌이고 이때 사용되는 빨간색 선물을 치우라고 지시했다. (외신종합)

태국 10대 “밸런타인보다 마하부차데이가 더 중요”

태국 10대들은 밸런타인데이보다 전날 맞은 불교 축일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방콕의 에이백 대학 부설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1∼9일 방콕 거주 10대 15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밸런타인데이 하루 전인 불교 축일 `마하 부차 데이'가 더 중요하다는 응답자가 48.7%에 이른 반면 밸런타인데이가 더 중요하다는 응답자는 13.8%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의 70%가 금년에는 밸런타인데이 전날 `마하 부차 데이'를 맞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휴일인 `마하 부차 데이'에 뭘 할 거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90% 이상이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다고 말했고 전체의 87%가 `마하 부차 데이'를 계기로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일을 하겠다는 다짐을 할 거라고 응답했다.

`마하 부차 데이'는 부처 추종자 1250명이 마치 사전에 약속이라도 한 것 처럼 각기 다른 지역에서 부처의 설법을 듣기 위해 모인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태국의 불교도들은 보통 `마하 부차 데이'에 승려들에게 공양을 하는 등 공덕을 쌓거나 절에 가 설법을 듣는다. (방콕 연합)

적십자사 “독거노인에게 ‘사랑의 영양밥’ 보내기”

대한적십자사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숭인동 동묘공원에서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랑의 영양밥 보내기' 행사를 열었다.

밸런타인데이를 어려운 이웃에 사랑을 전하는 날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노인 400여명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노인들은 대부분 홀로 살거나 생활이 넉넉하지 못해 끼니를 제때 때우는 것이쉽지 않았지만 이날은 식판에 밥과 쇠고기, 김치, 시금치 무침 등 반찬을 가득 담아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다. 행사에는 또 방송인 이상벽, 이택림씨, 가수 김흥국씨와 개그맨 이봉원, 김정렬씨가 참석해 직접 배식을 돕고 미리 준비한 따뜻한 목도리를 선물로 나눠주며 노인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노인들은 대한적십자사가 마련한 윷놀이와 투호 등 민속놀이를 하면서 혈당과 혈압체크 등 간단한 건강진단도 받았다.

이수근(75)씨는 "밸런타인데이에 대해 그 동안 무관심했고 처음으로 밸런타인데이 행사에 참석했는데 색다른 기분이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밸런타인데이를 남녀간 사랑뿐만 아니라 이웃에 대한사랑을 나누는 문화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이 행사를 열게 됐다"며 "앞으로 이런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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