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13 18:15
수정 : 2005.02.13 18:15
〈세일즈맨의 죽음〉을 쓴 미국의 대표적 극작가 아서 밀러가 10일 밤 9시께(현지시각) 지병인 심장질환으로 숨을 거뒀다.
〈에이피통신〉 등은 “밀러가 코네티컷주 록스버리의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89살을 일기로 숨졌다”라고 밀러의 비서 줄리아 볼러스의 말을 따 11일 보도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위태롭게 살아가는 소시민의 삶을 보여준 〈세일즈맨의 죽음〉(1949)으로 밀러는 그해 퓰리처상과 비평가단체상을 받고 일약 미국 연극계의 거물로 떠올랐다.
배우 마릴린 먼로의 세번째 남편이기도 한 밀러는 좌파 성향으로 전후 매카시즘의 광풍에 휘둘리기도 했다. 할리우드 ‘빨갱이’ 색출에 나선 의회의 반미국행위조사위원회에 불려나가 시련을 겪었고, 이 때 체험은 17세기 뉴잉글랜드의 마녀사냥을 소재로 한 작품 〈도가니〉(1953)에 녹아 있다. 그는 전쟁을 배경으로 비극적 가족사를 그린 〈모두가 내 아들〉(1947)로 브로드웨이에서 인정받게 됐고, 브루클린 부두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1955)으로 두번째 퓰리처상을 받았다. 〈전락 후에〉(1964)는 1962년 숨진 먼로를 모델로 한 작품이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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