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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14 01:41 수정 : 2005.02.14 01:41

50년만에 실시된 이라크 총선은 최대 시아파 연합 정파인 `유나이티드이라크연맹(UIA)'에 가장 큰 승리를 안겨주었다.

그러나 분리독립 염원을 감추고 총선에 참여한 쿠르드 연합 정파가 더 값진 승리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제헌의회가 구성되고 나면 대통령과 부통령, 총리를 선출하는 정치과정이 이어진다.

새 정부와 의회는 12월 31일까지 존속하는 과도적 성격을 띠지만 그지도자들은 올 연말에 등장하는 주권정부의 실세로 계속 남을 전망이다.

◇ `킹 메이커' 시스타니 =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UIA이지만 최대 정치적 승리자는 시아파 최고 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알-시스타니다.

그는 시아파 지배 세상의 `킹 메이커'로 떠올랐다.

그의 후원을 받는 인물이 향후 정치판을 주도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그가지지하는 UIA는 제헌의회 275석 가운데 132석을 석권했다.


시아파 양대 정당인 이라크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와 이슬람다와당, 투르크멘 이슬람 연맹 등 20여개 군소정당이 모여 만든 UIA는 시스타니의 대리 정파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스타니는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대중 앞에 나서길 꺼리는 은둔의 수도자이다.

그런데도 그는 지금 이라크에서 정치ㆍ종교계를 망라해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주목받고 있다.

이란 태생인 시스타니는 오랜 기간 이란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이란과 정치ㆍ사상적 연대를 갖고있다.

이 때문에 그가 `수렴청정(垂簾聽政)'하는 새 정권이 친이란노선을 밟거나 이란식 신정체제로 기울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시스타니의 측근들은 이 같은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새 정권은 수니파와 시아파가 함께 참여하는 거국정권이 될 것이며 이란식 신정체제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 압델 아지즈 알-하킴 = 시스타니가 후원하는 UIA는 SCIRI 의장인 하킴을 공천자 명단 1번에 올렸다.

하킴이 차기 총리로 가장 유력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50대 초반으로 알려진 하킴은 수니파 사담 후세인 대통령 집권시절인 1980년 이란으로 망명, 친형인 고(故) 무함마드 바키르 알-하킴과 함께 최대 반체제 망명조직인 SCIRI를 이끌어왔다.

SCIRI는 지금 이슬람다와당과 함께 이라크 시아파 양대 정당을 이루며 UIA 중심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하킴은 망명시절 SCIRI 산하 민병대인 `알-바드르 여단'을 이끌며 후세인 정권전복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는데 지지입장을 표명했으며 후세인이 축출되자 곧바로 귀국, 미 군정 주도의 과도통치위원회 순번제 의장을맡기도했다.

그러나 그는 이란과의 깊은 인연 때문에 미국과 이라크 내 일부 세력의 견제와경계를 받고있다.

◇ 이브라힘 알-자파리 = UIA의 공천자 명단 상위에 올라 있는 이브라힘 알-자파리(54) 임시정부 부통령도 총리를 꿈꾸는 지도자이다.

그가 이끄는 다와당은 이라크에서 가장 오래된 시아파 정당이며 이슬람 개혁과 종교기관 현대화를 주도하고 있다.

자파리 부통령은 2003년 3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뒤 가장 먼저 귀국한 망명지도자들 가운데 한명이다.

후세인 정권 붕괴 후 과도통치위원회 초대 의장으로 재직한 뒤 지금은 실세에서 밀려나 있다.

그러나 지난해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그는 시스타니와 시아파 강경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에 이어 3번째로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 지목됐다.

자파리는 UIA의 공천자 명단에 알-하킴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자파리는 수니 무슬림들에게도 광범위한 존경을 받는 극소수 시아파 지도자이다.

최근 회견에서 그는 시아파가 총선에서 다수파가 된다고 해서 이라크에 시아파 체제가 등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부패했고 이란과 어두운 관계를 유지하고 여성의 권리를 막는보수 이슬람을 신봉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 이야드 알라위(59) 임시정부 총리 = 세속 시아파 정치인이며 미국의 두터운신뢰를 받고있는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는 총선 개표결과가 발표되기 전만 해도 새정부 총리 후보 1순위에 올라 있었다.

이라크민족화합(INA)을 이끄는 알라위는 5개 독립정당과 연합, 총선에 나섰으나13%를 겨우 넘는 득표율로 쿠르드 연합정파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

이 때문에 그가 총리를 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알라위의 부진은 예상됐던 일이다.

그는 내부적으로 미군의 군사작전을 제대로통제하지 못해 수많은 이라크인 희생자를 낸 장본인이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고있다.

알라위는 정치적 생존을 위해 쿠르드 정파와 연대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 쿠르드 양대 지도자 탈라바니와 바르자니 = 쿠르드족은 자치 독립으로 가는이정표인 총선과 111석의 자치의회 선거를 동시에 치렀다.

쿠르드족은 이라크 전체2천600만 인구 중 15-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총선에서 25% 이상을 득표해 예상을 훨씬 웃도는 성과를 거뒀다.

쿠르드족은 총선 결과가 발표된 뒤 새 정부 최고 요직 가운데 하나를 차지하겠다는 욕심을 감추지 않고있다.

총선을 전후해 가장 활발한 막후 움직임을 보인 것도 이들이다.

쿠르드애국동맹(PUK)과 쿠르드민주당(KDP)는 쿠르드연합(KA)을 결성해 총선에 참여, 북부지역을 휩쓸며 UIA에 이어 2대 정파로 급부상했다.

쿠르드 사회는 오랜 반목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침공 직전 화해, 이라크 북부지역에서 미군과 함께 후세인 군대에 맞서 싸웠다.

PUK를 이끄는 잘랄 탈라바니나 KDP 지도자인 마수드 바르자니 가운데 한 사람이새 정부 대통령 또는 국회의장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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