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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28 19:48 수정 : 2006.02.28 19:52

온난화로 곳곳 사막화…세계 인구 1/3 “목이 탄다”
‘물 불평등’도 심각…미국인 하루 500ℓ, 잠비아 4.5ℓ

‘전세계 물분쟁’이 시한폭탄처럼 다가오고 있다.

존 라이드 영국 국방장관은 27일 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 연설에서 “지구온난화로 지구 곳곳에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어 20~30년 안에 물을 둘러싼 폭력적이고 정치적인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28일 보도했다. 라이드 장관은 지구온난화로 말미암은 물분쟁을 테러·인구·에너지 문제와 함께 지구가 당면한 최대 위기로 꼽았다.

라이드 장관은 영국 군사계획 담당자들이 이미 물분쟁이 영국군에 끼칠 영향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물분쟁으로 인한 유혈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수단 남부 다르푸르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량학살 등의 비극도 물 부족과 이로 인한 농지 부족 때문에 일어났다. 이것을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28일 각료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다.

지구온난화와 인구 급증, 도시화 등으로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11억명은 식수마저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며, 24억명은 물 부족으로 불결한 환경과 질병의 위협 속에서 살아간다고 <인디펜턴트>는 전했다. 2003년 유엔 보고서는 금세기 중반에는 60개국 70억명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더구나 2개국 이상에 걸쳐 있는 국제하천은 50개국 241개에 이르고, 세계 인구의 40%는 인접국의 물에 의존하고 있다. 유량 통제 등을 둘러싼 국가간 분쟁이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물 불평등’도 심각하다. 1인당 하루 최소 50ℓ의 물이 필요하지만, 아프리카 잠비아에선 4.5ℓ, 말리에선 8ℓ, 소말리아 8.9ℓ에 불과하다. 미국은 500ℓ, 영국은 200ℓ다.

특히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선 물이 석유보다도 훨씬 귀중한 자원이자 ‘분쟁요소’가 됐다. 중동 지역은 세계 인구의 5%를 차지하지만 전세계 수자원의 1%에 의지하고 있다.

대표적 분쟁지역으로 꼽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도 실제로는 물 문제와 깊이 얽혀 있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도 수자원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갈등이 주요한 원인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점령해 요르단강 수자원을 독점하고 있다.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에는 물이 풍부하게 공급되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의 제한 급수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다.

터키는 유프라테스강에 수십개의 댐과 발전소을 세우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시리아는 이를 비난하며, 1998년 전쟁 직전까지 갔다. 아시아의 최대 강국으로 떠오르는 중국과 인도도 국경지대의 브라마푸트라강 문제로 갈등을 안고 있다.


반면, 방글라데시는 온난화로 히말라야 빙하가 녹아 갠지즈강 물이 급격히 불면서 심각한 홍수 피해를 겪고 있다. 매일 6천여명의 방글라데시인들이 이를 피해 인도로 밀려든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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