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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낮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를 겨냥한 폭탄공격이 발생한 직후 수십대의 차량이 불길에 휩싸인 가운데 근처를 지나던 행인들이 부상자를 구조해 긴급히 옮기고 있다. 베이루트/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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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피크 하리리(60) 전 총리가 14일 낮 12시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차량폭탄 공격을 받아 숨졌다고 레바논 관영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낮 하리리 전 총리를 태운 차량 행렬이 서베이루트의 해안 조망이 뛰어난 해안가 절벽 위 도로에 위치한 특급호텔인 세인트조지호텔 앞을 지나는 순간 차량폭탄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강력한 폭탄이 터져 하리리 전 총리와 3명의 경호원을 포함해 적어도 10명이 죽고 100여명이 다쳤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아메리칸대학병원의 성명을 인용해 하리리 전 총리가 병원 도착 전에 이미 사망했으며, 그의 주검은 대형폭발로 인해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이날 차량폭탄으로 인해 하리리 전 총리의 방탄차량을 포함한 차량 20여대가 불길에 휩싸였으며, 이번 폭발은 피해차량 한 대가 호텔 3층의 베란다까지 튀어오를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고 <시엔엔방송>이 전했다. 현지 텔레비전들은 폭발 후 불길에 휩싸인 한 남자가 자동차 문 밖으로 나오려다 바닥으로 쓰러지는 등의 처참한 현장 화면을 방영했다. 1975~1990년 내전 기간에는 자주 일어났던 폭탄공격은 내전이 종식된 뒤에는 드물게 일어났으며, 최근에는 지난해 10월 정부와 야당 간의 긴장이 고조되던 가운데 차량폭탄공격으로 야당 정치인과 운전사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억만장자 기업인 출신인 하리리 전 총리는 1992년 총리에 선출돼 98년까지 3차례의 내각을 이끌었고, 2000년 다시 총리에 선출돼 지난해 10월 사임 때까지 레바논 재건을 진두지휘해 왔으며, 시리아의 역할과 관련해 친시리아계인 에밀 라후드 대통령과는 갈등을 빚어왔다. 최근 그는 오는 5월 총선에 앞서 레바논 주둔 시리아군 철수를 요구하는 야당 진영에 가담했다. 베이루트/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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