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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필때도 못쉬고 하루 16시간 작업”
폴란드 연대노조의 발상지인 그단스크 조선소에서 일하는 북한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폴란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폴라드 최대 일간지인 <가제타 비보르차>는 지난 24일치 1면 기사(?5s사진)로 ‘연대노조 발상지에 있는 강제수용소의 분원’이라는 제목으로 그단스크 조선소에서 일하는 북한 용접공에 대한 기사를 내보냈다. 이 신문은 이어 27일에는 별지 1~5면을 모두 할애해 폴란드 남부 클레차노프의 과수원에서 일하는 북한 농업노동자들의 열악한 실상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폴란드 방송들도 27일 저녁뉴스에서 이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그단스크 조선소는 역사적으로나 경제·사회적으로 폴란드인들에겐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다. 보도를 보면, 북한 노동자들은 그단스크의 셀레나라는 ‘유령’ 중개회사를 통해 용역 파견계약을 맺고 있다. 현재 6명의 용접공이 관리자 1명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조만간 9명이 추가로 파견될 예정이다. 지난 5년 동안 모두 75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근무했다고 한다.
“이 사람들은 담배를 피울때도 쉬지 않고 용접을 합니다. 하루에 12시간씩, 필요하면 16시간까지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해 나쁘게 쓰지 마세요. 그럼 김일성(북한)이 이 사람들을 다 데려가죠. 이 사람들이 가면 한 부서가 부족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북한 용접공 한 명은 다섯명의 폴란드 노동자 몫을 합니다.” 폴란드인 작업반장은 북한 용접공들에게 대단히 만족해 하고 있다.
이들은 그단스크의 빈민지역인 올쉰카에 북한쪽이 마련한 숙소에서 집단 거주하고 있지만, 이웃과의 접촉은 전혀 없다. 한 이웃 주민은 “아침 일찍 버스가 와서 이들을 일터로 데려가고 데려온다고 할 뿐, 이들을 본 적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작업장에서도 용접일을 하지 않는, ‘제비’라는 별명의 관리자의 감시를 받고 있다. 가끔 벤츠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 작업장이나 숙소를 찾아 이들의 생활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조선소 연대노조위원장 로만 가웽제프스키는 “북한 노동자들이 조선소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비보르차>의 취재를 통해서야 알게 됐다”며 “외국인들도 폴란드인들과 동등한 조건으로 고용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조선소 관리이사 보그단 올레섹은 “북한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들었지만 이런 조건에서 일하고 있는지는 몰랐다”며 “그렇게 근면하다면 직접 조선소에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제타 비보르차>는 북한 노동자들이 현재 그단스크 조선소를 비롯해 폴란드 내 6곳에서 ‘감시’ 속에 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4년에도 체코 공장에서 북한 여성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사실이 보도된 적이 있다. 90년대 러시아 벌목공과 건설노동자에 집중됐던 북한 노동자들은 외화벌이를 위해 최근 멀리 동유럽으로 원정진출하고 있다.
포즈난/임성호 통신원 sunislandsungh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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