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04 23:04
수정 : 2006.04.04 23:04
무선통신, 리모컨, 형광등, 교류전동기 등을 발명하며 위대한 과학자로 추앙받는 니콜라 테슬라(1856-1943) 탄생 150돌을 맞아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가 서로 자국인임을 내세우며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테슬라는 1884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에디슨 회사에 다니며 많은 발명품을 냈지만 실제로는 크로아티아 출신 세르비아인.
1990년대 초반 옛 유고연방 분열 전까지 그는 유고인이었지만 크로아티아-세르비아 내전 후 그의 핏줄은 세르비아, 고향은 크로아티아로 나뉘었다. 이에 따라 7월 그의 탄생 150돌을 맞아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는 테슬라가 자국에 연고를 두고 있다고 홍보에 열 올리고 있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작년말 2006년을 ‘니콜라 테슬라의 해’로 선포하며 선수 쳤다. 크로아티아는 그의 출생지 스밀란 지역에 내전 당시 파괴됐던 기념관을 재건하고 테슬라 박물관도 다시 문을 열기로 했다. 이에 세르비아는 지난달 베오그라드 국제공항 이름을 ‘테슬라’로 이름짓고 탄생 기념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세르비아에서는 최근 한 잡지 여론조사에서 그가 가장 위대한 인물로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양국간에 경쟁만 있는 건 아니다. 세르비아 당국은 베오그라드 테슬라박물관 소장 자료 사본을 크로아티아 스밀란에 재건중인 기념관에 제공키로 약속했다.
양국에 연고를 가진 테슬라가 내전을 치른 두 나라 화해에 밑거름이 되리란 희망을 국민들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생전 “나의 조국은 크로아티아이며, 내 조상이 세르비아인”이라며 양쪽을 똑같이 자랑스럽게 여긴 것도 이런 협력·화해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 크로아티아의 세르비아인 의원인 밀로라드 푸포바치는 “그의 탄생 150돌은 양국간 신뢰 재건의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다페스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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