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미국 서부 워싱턴주 레드몬드의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를 방문해 크리스 그레고어 워싱턴 주지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왼쪽부터)과 인사하고 있다. 레드몬드/AP 연합
|
“당신은 나의 친구” 친밀감 과시
“빌 게이츠, 당신이 중국의 친구이기에 나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친구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첫 미국 공식방문에서 한 말은 빌 게이츠로 대표되는 미국 업계에 대한 찬사였다. 서부 워싱턴주 보잉사의 페인필드 공항에 내린 후 주석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레드먼드캠퍼스를 둘러보며 빌 게이츠 회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나는 매일 마이크로소프트의 컴퓨터 운영체계(윈도우즈)를 쓰고 있다”고 덧붙여, 폭소가 터졌다. 빌 게이츠도 “우리 관계는 정말 환상적이다. 윈도우즈를 사용하면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내가 기꺼이 돕겠다”고 화답했다. 후 주석은 이날 저녁엔 빌 게이츠의 사저에서 크리스 그레고어 워싱턴 주지사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여기엔 보잉과 코스트코, 아마존닷컴 등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을 포함해 100여명이 초대됐다. 후 주석은 20일 동부의 수도 워싱턴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은 서부 워싱턴과는 달리 싸늘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것 같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후 주석이 (부시 대통령이 있는 워싱턴보다) 워싱턴주의 시애틀을 먼저 찾은 것은 미국정부보다 업계와 더 친밀하다는 걸 강조하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후 주석과 빌 게이츠의 만찬 회동에 대해선 이런저런 억측도 나오고 있다. 홍콩 <아주시보>는 19일 논평을 통해 “장쩌민 전 주석과 달리 외국 자본가를 국내에서는 거의 만나주지 않았던 후 주석이 이런 예외적인 행보를 한 건 중국 내에서 최근 1년 사이 개혁개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져왔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정치적으로 올바른’ 행보만을 보여왔던 후 주석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자본가의 초청에 응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내가 있는 동안 개혁개방은 굳건히 진행될 것이니, 미국의 자본가들 또한 안심하시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는 것이다. 워싱턴 베이징/박찬수 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