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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24 21:01 수정 : 2006.04.24 21:01

세계적 구족화가이자 사진작가인 영국의 장애인 여성 예술가 앨리슨 래퍼가 24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아들 패리스에게 입맞춤을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jijae@hani.co.kr

한국 장애우들에 힘 됐으면 임신기간때 편견 힘들었다

한국 온 ‘살아있는 비너스’ 앨리슨 래퍼

두 팔이 없는 장애인으로 태어나 화가로서 살며 지구촌 전역에 감동을 주고 있는 ‘살아있는 비너스’, 앨리슨 래퍼(41)가 한국에 왔다.

래퍼는 2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장애우들을 가능한 한 많이 만나 그분들이 사회적인 도전을 하는데 긍정적인 힘이 되고 싶다”며 “특히 장애우들을 위해 건물이나 설비가 편리하게 만들어지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래퍼는 오는 27~30일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에서 열리는 ‘영 챌린저 포럼’에 강사로 초청돼 방한했으며, 아시아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래퍼는 1965년 바다표범처럼 짧은 다리와 두 팔이 없다고 해서 이름지어진 ‘해표지증(Phocomelia)’을 안고 태어났다. 또 태어난 지 6주만에 부모에게 버림받아 보호시설에서 성장했다. 22살에 결혼했지만, 폭력을 일삼은 남편 때문에 9개월만에 헤어졌다. 불운은 이어졌지만, 예술에서 ‘자신’을 찾은 래퍼를 굴복시키지는 못했다. 뒤늦게 붓을 잡은 그는 헤덜리 예술종합학교와 브라이튼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입과 발로 그림을 그리는 구족화가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해왔다. 특히 자신의 신체적 결함을 작품에 담아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한국의 170만 장애인들이 당신을 부러워할 것”이라는 한 기자의 말에 “영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이처럼 일할 수 있다”며 “한국에서도 이런 정책적 지원이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3년 전 영국에선 일하고 싶어하는 장애인을 지원하는 법이 만들어졌다”며 “일할 수 없는 장애인들을 위해서도 물리치료와 활동보조인 지원 서비스 등이 마련돼 있고, 양육비 지원 제도도 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 내내 밝고 환한 표정을 잃지 않은 래퍼는 아들 패리스를 임신했던 때를 회고하며 잠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임신 기간이 가장 힘들었다. 애를 낳겠다는 내 결정을 사람들은 부정적이었다. 정작 나는 행복하고 만족스러웠는데도 말이다. 그런 편견을 견뎌내는 것이 몹시 힘들었다.”

래퍼는 자신을 ‘장애인’보다는 ‘예술가’로서 자리매김하고 싶어했다. 그는 “다음 과제는 예술가로서 장애에 대한 예술가들의 편견을 이겨내는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는 4월28일~5월25일까지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앨리슨 래퍼의 특별 사진전을 개최한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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