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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26 20:50 수정 : 2006.04.26 21:22

G7회의 뒤 연거푸 하락…26일엔 도로 반등
국제 외환시장 장기 흐름상 ‘약세’ 이어질 듯
“미국 적자 메울 만큼 큰폭 하락은 어려울 것”

국제 외환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다.

미국 달러화는 주말을 사이에 둔 21, 24일 이틀간의 영업일 동안 일본 엔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한국 원화 등에 대해 크게 약세를 나타냈다. 엔-달러 환율은 2.3%나 올라 3개월 만에 최저치를, 달러-유로 환율은 7개월 만에 최저수준에 접근했다. 지난 21일 주요7국(G7) 재무장관들이 성명을 통해 세계경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국가들의 환율이 유연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촉구한 게 계기가 됐다. 이는 ‘달러화 가치가 떨어져야 한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그래야 미국 상품의 수출경쟁력이 커지고 수입이 줄어 갈수록 불어나는 경상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외환시세는 25일 숨고르기를 하다가 26일 다시 달러 강세로 반전했다. 이번에는 달러 이외 통화들의 가치가 정도 이상으로 올랐다는 경계심과 미국 주택판매지수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연준이 한차례 이상 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했다.

외환시세는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마련이지만 지난 며칠 동안에는 이처럼 불안정한 모습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올해 초의 ‘달러 약세’ 전망이 지난해처럼 틀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주요7국 재무장관들의 성명이 아니더라도 달러 약세를 점칠 요소는 많다. 무엇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고, 일본이 7월쯤 제로금리를 해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은 금리인상 행진을 상반기에 끝낼 가능성이 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일본과의 금리 차를 줄여, 유로와 엔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가 된다.

특히 관심의 초점인 중국 위안화 가치가 절상될 가능성이 크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이 있었고 7국 재무장관들이 ‘압력’을 가했는데도, 위안화는 지난주 이래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상승추세는 뚜렷해 보인다. 1달러=8.0000위안이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국제금융계 진단이다. 위안화가 달러화에 대해 절상되면 아시아 다른 통화들의 가치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일부 국가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고 다변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달러 약세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주 스웨덴 중앙은행에 이어 이번주 카타르 중앙은행이 달러 비중을 줄이고 유로 비중을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달러 약세 가능성이 커지면서, 제로 금리로 엔화를 빌려 다른 통화 등에 투자해온(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들도 엔 강세에 따른 환차손 상환부담 증가를 걱정하게 됐다. 이런 추세가 굳어지면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이 바뀌면서 국제 금융시장에는 큰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달러 약세의 폭이 미국 경상적자의 대폭 축소를 이끌어낼 수 있을 만큼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유럽연합이 급격한 달러 약세를 원하지 않는데다 중국 역시 점진적 위안화 절상을 추구하고 있어서다.

이경 선임기자, 외신종합 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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