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5.02 18:13
수정 : 2006.05.02 18:14
9일 ‘유럽의 날’ 서울서 음악회
‘오르간 치는 대사’ EU 집행위원회 도리안 프린스
“오르간을 연주하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어려운 문제들도 쉬워 보이고요. 음악은 자기를 표현하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오르간을 연주하는 주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도리안 프린스(51) 대사의 음악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그는 시간 날 때마다 교회 가서 오르간을 연주하거나 공연을 준비한다. 9일 ‘유럽의 날’에 유럽연합 음악회를 열어 바흐, 쇼팽 등 다양한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른 악기와 달리 오르간은 정신적이고 종교적인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저는 신이 주신 특별한 선물을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습니다. 제가 공연을 하는 이유입니다.”
5살 때부터 꼬마 도리안은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집에 피아노 놓을 곳이 마땅치 않고 비싸다는 이유로 사주지 않았다. 하지만 부모님도 도리안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꺾을 수는 없었다. 옥션장에서 싼 가격에 피아노를 구입해 12살에 피아노 전 과정을 마칠 수 있게 됐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던 도리안은 음악을 선택할 수 없었다. 그 대신 영국 옥스퍼드대, 프랑스 소르본대에서 경제학과 언어학을 공부했다. 다행히 고향 웨일스 출신 재력가의 후원으로 파리 컨서버토리와 영국 왕립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오르간을 계속 배울 수 있었다. 브뤼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일하는 동안에도 영국국교회와 미국성공회 등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며, 지금까지 작곡한 곡만 80여곡에 달할 정도로 음악 활동을 왕성히 했다.
그는 전문 뮤지션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도리안은 외교관이 음악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지만 다양한 나라의 문화와 언어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훌륭한 직업’이라고 했다. 그는 20여년간 유럽공동체(EC)에 몸담아 오며 유럽통합 과정에 힘써왔다.
유럽연합 음악회는 8일 오후 7시30분 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에서 열린다. 유럽연합 대표부 (02)735-1101.
최은주 기자
flowerpig@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