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20 18:25
수정 : 2005.02.20 18:25
|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20일 평양의 금수산기념궁전을 방문해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텔레비전 촬영 연합
|
외교·국방장관 회담‥왕자루이 평양서 김영남과 회견
지난 10일 북한의 6자 회담 불참 및 핵보유 선언 이후 미국·일본·중국 등 관련국의 회담복귀 요구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19일 워싱턴에서 두 나라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을 열고, 북한의 “신속하고도 무조건적인” 6자 회담 복귀를 강하게 촉구했다. 두 나라는 회담 뒤 낸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무조건 6자 회담에 신속히 복귀해, 모든 핵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라며 “북한은 문제를 회피함으로써 고립을 계속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은 “중국이 단순한 중재자로서가 아니라 당사자로서 북한에 더 능동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치무라 외상은 또 “북한이 6자 회담에 응하지 않을 땐 유엔 안보리에 회부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 두 나라가 인식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럴 땐) 유엔의 프로세스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으며, 라이스 장관도 여기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19일 오후 북한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에 도착해 이날 저녁 만수대 의사당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견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왕 부장과 김 위원장이 두 나라 공동의 관심사, 세계와 지역문제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통신은 왕 부장이 닝푸쿠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담당 대사를 대동했다고 전해 이번 방문에서 북한의 핵 보유 주장과 6자 회담 무기 중단 선언 이후 회담 복귀 문제 등에 관해서도 논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 자리에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 박경선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 김형준 외무성 부상과 우둥허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배석했다고 전했다.
왕자루이 부장은 이번 방북에서 지난 17일 중국을 방문했던 한국과 미국 쪽 6자 회담 새 수석대표인 송민순 한국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 대사가 전달한 한·미의 태도를 북한 쪽에 전달하고 북한의 6자 회담 복귀를 강력하게 촉구할 것이라고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왕 부장은 20일 또는 2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예방할 예정이며, 이번 예방은 지난 10일의 성명 이후 김정일 위원장이 처음으로 외부 인사와 만나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왕 부장은 22일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워싱턴 베이징/박찬수, 이상수 특파원, 유강문 기자
pcs@hani.co.kr
|
▲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가운데) 일행이 19일 평양에 도착해 북한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고 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연합
|
|
|
|
|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