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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2 07:21 수정 : 2005.02.22 07:21

참여정부 출범이후 2년 동안 한반도 주변 4강의 한국에 대한 시각은 적잖은 변화를 겪었다.

미국은 극도의 `경악, 불신'에서 벗어나 한국사회의 변화를 이해하고 적응하려는 변화의 조짐을 보였으며 일본은 과거사 문제를 여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기는하지만 밀접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일본이 한국을 어느때보다 정서적으로 가깝게여기게 된 데는 한류열풍이 큰 몫을 했다는 점을 빠뜨릴 수 없다.

중국도 고구려사 문제로 불거진 앙금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과 `최고의 상태'로표현할 정도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지난해 노무현대통령의 방문을계기로 긍정적인 시각을 키우며 주요 협력파트너로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

◇ 미국 = 이라크 파병을 필두로 제2차 북핵 위기, 주한미군 감축, 용산기지 이전 등 "10년에 한번 있을"(외교부 당국자) 한미간 안보현안들이 지난 2년간 동시다발로 겹치면서 반세기를 이어온 한미군사동맹이 격동을 겪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 후반부터 대선기간 분출된 반미시위는 50년 한미동맹사에 처음이었으며, 이 사건이야말로 한미동맹 격동의 진앙이자 표상이었다.

이는 또한 미국 정부와 민간의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으며, 한국 정부와 민간 역시 50년 대미관계를 성찰하고 미래 대미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느냐를 피부에 와닿은 과제로 인식하는 전환점이 됐다.

양국의 이같은 인식 전환이 지난해 10월 워싱턴에서 열린 제36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양국간 안보정책구상(SPI) 회의를 만들어 "앞으로 1-2년에 걸쳐 한미동맹의 미래 모습을 그려나가기로"(안광찬 국방부 정책실장) 한 결정을 낳았다.


특히 미국의 대한 인식은 격동 초반, 정부와 민간을 막론하고 `경악, 불신, 회의'가 주조를 이뤘으나 최근 미 정부 고위관계자들이나 정책 실무자들의 발언을 뜯어보면 한미관계의 변화가 한국 정권의 변화나 좌우이념 성격 때문이 아니라 한국사회의 심원한 변화에 근원이 있다는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는 게 엿보인다.

이는 한국을 경원시하던 입장에서 벗어나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이해하고 적응하는 쪽으로 정책기조가 전환하는 조짐으로 나타나고 있다.

민간 전문가 사이에서도, 아직은 정부보다 충격으로부터 회복이 더딘 편이나 한미관계의 변화를 좌파이념 대두라는 이념으로만 분석.이해.설명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세미나 등에서 점점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한미 정부간 관계는 베트남전 종전 이후엔 박정희 정부 때도 긴장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그 이후 김영삼 정부 때 북핵 1차 위기 대처 방식, 또 김대중 정부 말기 북핵 2차 위기 대처 방식을 놓고 역시 심각한 갈등을 겪었으나, 그때만 해도 미국은 한국 정부만 상대하면 됐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 정부에 대한 `응징이나 처벌'만으로는 다룰 수 없는 한국국민을 상대해야 하는 다른 현실을 맞아 다른 대한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 일본 = 일본에서는 참여정부 출범 후 양국 관계의 가장 큰 변화로 단연 한국에 대한 정서변화를 꼽는다.

`한류'로 상징되는 일본 국민의 한국에 대한 정서변화는 곳곳에서 구체적으로 느껴진다.

작년 한해 일본 언론에 `한류'가 등장하지 않은 날은 하루도 없었다.

도쿄에서 발행되는 6대 일간지에만도 387건이 게재됐다.하루 한건 이상인 셈이다.

연말에 각 기관이 선정한 유행어와 히트상품에도 `한류'가 빠진 곳은 없었다. 관광을 포함한 양국 인적교류는 한해 400만명을 헤아린다.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면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본 고등학교도 크게 늘었다. 작년 12월 현재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학교는 공ㆍ사립을 합해 모두 247개교로 전년에 비해 28개교 증가했다.

영어 이외의 제2외국어중에서는 중국어에 이어 2위다.2003년 조사 때는 프랑스어가 2위였다.

정치ㆍ외교적으로도 아시아에서 가장 친밀한 양국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6개월에 한번꼴로 오가며 셔틀정상회담을 갖는 관계다. 일본은 중국과는 사사건건 마찰을 빚고 있다.

러시아와도 북방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러시아명 쿠릴열도) 영유권을 놓고 수시로 마찰음을 내고 있다. 가짜 유골파문으로 대북관계는 최악에 가깝다. 그렇다고 양국관계가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다.

과거사 문제가 대표적이다. 잊을만하면 터져나오는 일본 지도급 인사들의 역사관련 망언은 양국관계를 일시에 얼어붙게할 잠재적 불씨다. 과거를 미화한 왜곡된 역사교과서가 문부성 검정을 통과하고 다수의 학교가 교과서로 채택하면 국교정상화 40주년인 올해 양국관계가 오히려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베이징 = 수교 13년째를 맞는 한ㆍ중 관계는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작년 900억달러에 달한 한ㆍ중 교역액은 올해 1천억달러를 돌파, 당초 목표를 3년 앞당길 전망이고, 한국의 대중 하루 흑자는 1억달러에 육박한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 대상국이고 최대 수출국 겸 흑자국이고 인적 교류도가장 많다. 이런 엄청난 대중 흑자 속에서도 양국간 무역 분쟁이 거의 없는 편이고 정치ㆍ외교 관계도 대체로 좋은 편이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무기 불참 선언으로 불거진 새로운 북핵 위기 해법에 대한 양국 입장과 원칙은 다른 어느 당사국보다 이해가 맞아 떨어져 외교적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중국은 한국과의 관계발전을 "매우" 중시하고 있고,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 당.지도부의 지배적인 시각이며, 중국 언론은 노무현 `서민 대통령'으로 지칭하며 역경 속에서 자립자강과 불굴의 투지로 승리했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중국은 그러나 일단 봉합되기는 했지만 동북공정을 통한 고구려사 왜곡에서 중화사상이 여전히 뿌리 깊이 자리잡고 있음을 드러냈다.

자주 외교, 기술력 우위 확보 지속, 공장들의 중국 대거 진출에 따른 국내산업 공동화 우려 등의 난제도 아직 숱한 것이 사실이다.

◇ 러시아 = 러시아는 지난해 9월 노무현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으로인해 한국 정부를 어느 때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당시 러시아 언론들은 1999년 5월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5년만에 모스크바를 찾은 노 대통령과 한국 정부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노 대통령의 방문기간에 한-러간 40억달러에 달하는 계약이 체결됐다며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상당한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 2001년 28억6천만달러, 2002년 32억8천만달러에 그쳤던 양국간 교역량은 참여정부 들어 2003년 41억8천만달러, 지난해에는 58억달러로 계속 증가세를보이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한국의 참여정부 2년동안 일반 무역은 물론 에너지, 철도, 투자등 다양한 경제 협력을 강조해왔다.

이로 인해 최근 러시아 고위 공무원들은 방러하는 국내 정부나 기업인들에게 대(對) 러시아 투자를 호소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참여정부 들어 러시아산 에너지 도입, 한반도종단철도(TKR)-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사업 등의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는 특히 정치ㆍ안보면에서 한반도의 안정을 강력히 희망하며 한국 정부와협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6자 회담 탈퇴와 핵 보유 선언 이후 양국 정부는 평화적인 해결 노력을 강조하는 등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공고한 대외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일본과의 북방 4개섬에 대한 반환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한국을 아시아에서 주요한 협력 파트너로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오는 5월 9일 제 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기념식에노 대통령을 공식 초청하는 등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워싱턴ㆍ도쿄ㆍ베이징ㆍ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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