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2.22 18:22 수정 : 2005.02.22 18:22

“분쟁지역, 선거 이후 재건 더 중요”

“분쟁이 끝난 지역에서 민주적 선거를 치르도록 돕는 것은 저비용의 ‘투자’에 해당합니다. 이후 장기적 안정화 작업은 훨씬 어렵고 많은 비용이 드는 과정이죠.”

10여년 동안 전세계의 분쟁이 끝난 지역에서 민주주의 선거가 제대로 치러지는지 감시해 온 그리스 출신 플라멘 톤체프(43) 국제경제관계연구소 아시아분과 과장이 21일 서울 프레스센터 10층 아셈연구원에서 ‘총성에서 선거, 그 이후까지’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번 방한은 ‘아시아유럽재단의 6개국 순회 강연’ 마지막 일정이자, 사단법인 아셈연구원(원장 이창훈)과 외교안보연구원 공동초청으로 이뤄졌다. 그가 유럽연합과 유럽안보협력기구 선거감시요원으로 방문한 지역은 보스니아, 우크라이나, 캄보디아, 동티모르, 키프로스 등 10개 나라가 넘는다. 1년 중 절반을 외국에서 지낸다는 그의 경력은 그만큼 전쟁을 겪은 나라가 많고 전후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국제사회가 개입한 지역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는 전후 민주사회를 재건하는 데 필수요소이지만, 선거는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닙니다. 이후 민주주의 확산과 사회경제적 발전 등이 뒤따라야 합니다.” 톤체프는 선거가 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하는 방편으로 매우 중요하지만, “정치·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을 바라는 주민들의 바람에 부합하는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국제사회가 전후 재건과정에 개입할 때는 지속가능한 것인지, 그 사회에 필요한 적절한 개입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당장은 알 수 없지만, 5~10년이 지나면 해당지역에서 국제기구 개입방식이 적절한 것이었는지 평가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경험 속에서 그가 얻은 결론은 “국제원조는 정치적 안정, 사법부와 언론의 독립성 등 민주화 확산,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이끌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하려면 경제발전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그 어느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낼 예정이다.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에서 지난달 선거가 실시됐고, 8~9월에는 아프가니스탄 총선이 진행된다. 그는 탈리반 테러위협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 대선보다 종족간 갈등이 첨예하게 분출될 것으로 보이는 올 선거가 훨씬 더 험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종족분쟁 이후 민주적 선거가 치러진 지 10년째인 보스니아에서 민주주의 정착 상황을 돌아봐야 할 시점인데다, 둘로 나뉘어 있는 키프로스의 한쪽 당사자인 터키가 유럽 가입대화를 시작하는 해이기도 하다. 그의 머리는 이미 1년 시간표로 꽉 차 있었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