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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18 10:19 수정 : 2006.07.18 15:48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8 정상회담 폐막 오찬 자리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러어 영국 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15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주요 문제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양국 긴장이 오히려 확대된 양상을 보였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회기 중 몇 차례 열린 양자회담에서 중동의 무력충돌,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러시아의 민주주의 문제 등에 주요 이슈를 놓고 해결책을 모색했지만 서로 다른 의견만 보였다.

두 정상은 다만 평화적 핵 에너지 이용에 협력할 것과 테러리즘에 공동 대처한 다는데 좀 더 의견을 모으는 성과를 거뒀을 뿐이다.

중동 문제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헤즈볼라의 테러행위와 함께 테러 조직을 지원하는 시리아와 이란을 지목해 비난하면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강하게 옹호한 반면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를 비난하는 대신 이스라엘의 무력 공격 자제를 촉구했다.

이런 외부의 시각을 의식한 듯 부시 대통령은 16일 정상회담 전 푸틴 대통령과 개인적 관계가 원만하다고 강조하려고 애썼지만 화제는 저녁 메뉴와 숙박 시설에 대한 칭찬에 그치는 등 변죽만 울렸다.

부시 대통령이 이런 언급을 하자마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WTO 가입 문제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발표해 이런 칭찬을 무색케 했다.

양국의 긴장은 러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 향상 문제에서도 불거졌다.

부시 대통령은 러시아의 민주주의 상황이 퇴보하고 있다고 푸틴 정부를 압박하는 한편 자신의 통치 `철학'을 공유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나는 언론과 종교의 자유가 있는 이라크에 대해 푸틴 대통령에게 말했다. 러시아도 이라크처럼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즉시 이라크에서 진행중인 폭력적인 상황을 들며 "솔직히 우리는 이라크와 같은 그런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쳐 청중의 웃음을 자아내면서 부시에게 민주주의 `강의'를 듣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나라를 어떻게 강하게 할 수 있는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으며 우리 스스로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핵 비확산과 관련,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도 미국의 전 세계에 걸친 민주주의 확산 노력을 언급하며 "우리는 어느 십자군이나 신성동맹에도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일부 전문가는 그러나 이런 두 강대국의 긴장관계가 현재 외부에 드러난 것보다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러시아 전문가 사라 멘델슨은 이런 의견차가 양국의 힘 겨루기때문이 아니라 미국이 종종 고립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떤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본다"며 G8 국가 지도자들이 중동 문제에 대해 그렇게 빨리 공동선언을 하기로 합의한 데 놀랐다고 말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UPI=연합뉴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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