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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대중국 원유수출 비중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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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중국 석유수출 큰폭 확대 협정
차드, 중국과 국교회복 뒤 미국 석유기업 추방
중국의 ‘에너지 외교’가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협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일까?
아프리카의 신흥 석유대국 차드는 지난 6일 중국과 국교를 회복한 뒤 27일자로 미국과 말레이시아의 석유기업 추방령을 내렸다. 앞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22일부터 6일간 중국을 방문해 대중국 석유 수출의 급격한 확대를 뼈대로 한 8개의 경제협력협정에 서명했다.
차베스 “중국 하루 100만배럴 수출이 목표”=미국을 가장 심각하게 자극한 건 27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정권 전복 기도를 포기하지 않으면 대미 석유 수출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공언했던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에 크게 의존해 오던 석유수출을 다변화하는 활로를 중국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 그는 24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현재 하루 15만배럴인 대 중국 석유 수출량을 올해 연말까지 20만배럴로 확대하고, 내년에는 30만배럴, 2009년에는 50만배럴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선포했다. 그는 또 “중국에 대해 최소한 매일 100만배럴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2012년까지 석유 생산량을 2배로 늘리고, 증산된 대부분의 원유는 중국에 수출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5년 안에 석유 수출 주요선을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하루 1950만 배럴의 원유 소비량 가운데 1150만배럴을 수입에 의지하고 있는 세계 제1의 석유 소비대국인 미국은 지금까지 석유 수입량의 10% 이상을 베네수엘라에 의지해 왔다. 최근 미국 의회의 한 보고서는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대해 석유 수출을 중단할 경우 세계 유가는 15% 상승할 것이며, 단기적으로 세계 경제성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차드의 미국계 석유기업 추방=지난 6일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외교관계 회복을 선언한 차드는 27일 미국과 말레이시아의 석유기업을 추방했다. 이드리스 데비 차드 대통령은 26일 차드 석유 매장량의 약 60%에 이르는 유전을 확보하고 있던 미국의 석유기업 셰브론과 말레이시아의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나스에게 27일 “사무실을 폐쇄하고 이 나라를 떠날 것”을 명령했다. 데비 대통령은 이 두 기업이 차드의 국법을 어기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등 1998년의 협약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차드는 미국 석유회사인 엑손모빌에 대해서는 추방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2003년부터 차드의 유전에 관심을 기울여온 중국은 영국 석유기업을 통해 차드 유전의 한 광구에 대해 25%의 채굴권을 확보한 바 있다. 2000년부터 석유 개발에 착수한 신흥 석유대국인 차드는 2003년 7월부터 차드 고원지역의 유전을 본격적으로 개발해 왔다. 군부 출신인 데비 대통령은 최근 인권 유린과 부패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자, 중국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은 최근 차드에 대한 경제 원조를 동결한 데 이어 차드가 대출받은 자금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왔다.
베네수엘라와 차드의 ‘석유 외교’가 모두 중국을 축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무차별 에너지 확보 외교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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