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05 06:52
수정 : 2005.03.05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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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이탈리아 여기자 줄리아나 스그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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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석방된 이탈리아 여기자 줄리아나 스그레나(56)가 미군의 오인공격으로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이라크전 동맹국인 이탈리아와 미국 사이에 갈등의 금이 생기고 있다.
지난달 4일 바그다드에서 납치됐다 한 달만에 석방된 공산당 계열 일간지 일 마니페스토의 스그레나 기자는 4일 밤 공항을 향해 가던 중 미군 검문소에서 오인공격을 받아 어깨에 부상했고, 석방협상을 맡았던 비밀요원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다른 동행자 2명이 부상했다.
이 소식을 접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즉각 미군의 오인공격 경위와 책임 소재를 묻기 위해 로마 주재 미국 대사를 소환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누군가 책임을 따져묻지 않을 수 없는이같은 심각한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미군의 행동을 규명하기 위해 미국 대사를 소환했다"고 밝혔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또 "비밀요원인 니콜라 칼리파리는 자신의 몸으로 스그레나를 보호하려다가 불행히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며 애도를 표했다.
총리는 칼리파리가 과거에도 이라크 인질 석방 협상에 참여했으며, 개인적으로도 잘 안다고 말했다.
현재 어깨에 유산탄 파편이 박힌 스그레나와 나머지 부상자 2명은 이라크 미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부시 대통령은 곧바로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인명 손실을 애석하게 여긴다"며 "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이라크내 이탈리아 당국과 긴밀히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그다드 주재 미군 보병 제3사단은 성명을 통해 바그다드 서쪽 한 검문소에서밤 9시쯤 스그레나를 태운 차량이 미군의 중지 신호를 듣지 않고 고속으로 접근해와총격을 발사했다며 부상자와 사망자 발생 사실을 확인했다.
이 성명은 "검문소 병사들의 중지 수신호와 경고사격에도 불구하고 차량이 멈추지 않아 병사들이 차량의 엔진 부위에 총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현재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새로운 내용을 입수하는대로 바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전에 대한 국내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 3천명의 군병력을 파견한 이탈리아 정부는 이번 사건으로 이탈리아군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질 것을우려하고 있다.
스그레나를 납치한 이라크 무장세력이 석방의 조건으로 이라크내 이탈리아군 철군을 요구한 후 지난달 19일에도 수만명의 시위대가 이탈리아군 철수와 스그레나 석방을 외치며 로마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로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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