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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18 19:43 수정 : 2006.09.18 19:43

세계은행 “교역·투자” 급증…빈곤탈출 기회 제공”
“중,아프리카 자원사냥” 미국 주장과 다른 시각

중국과 인도가 사하라 사막 남쪽 아프리카를 세계시장에 빠르게 통합시키고 있다고 세계은행의 한 연구보고서가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곳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 지역에 ‘21세기의 비단길’이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인도가 아프리카에서 자원과 에너지를 마구잡이로 ‘사냥’하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과는 다른 시각이다.

세계은행이 17일 발표한 이 보고서는, 아프리카와 중국·인도의 교역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아프리카가 세계시장과 본격적으로 얼굴을 맞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세계은행 경제자문관 해리 브로드먼은 “아프리카와 중국·인도의 교역이 자원 분야를 넘어 광범위한 상품 교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에 빈곤 탈출이라는 전대미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프리카의 세계시장 합류는 아프리카에 진출한 중국과 인도의 기업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보고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탄자니아, 가나, 세네갈 등 아프리카 4개국에서 활동하는 중국과 인도 기업 450개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이 처음엔 석유와 천연자원 확보에 집중했으나, 지금은 광범위한 아프리카 상품을 세계시장과 연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중국 기업들은 최근 남아공에서 만드는 자동차 부품을 세계시장에 유통시키기 시작했다.

아프리카와 세계시장의 만남은 아시아에 대한 급속한 수출 증가에서도 드러난다. 아프리카의 아시아에 대한 수출은 지난 5년 간 3배로 늘어나, 아프리카 전체 수출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유럽(32%)과 미국(29%)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더욱이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교역은 천연자원에 국한됐던 과거의 행태를 벗어나 공산품 교역과 투자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 규모는 올해 중반 11억8천만달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교역은 아직은 ‘협력’의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가 아프리카에서 수입하는 물량은 아시아 지역 전체 수입물량의 1.6%에 불과하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교역은 중국과 인도의 ‘관대함’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보고서는 아프리카가 아시아와의 교역 확대를 통해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관세 장벽 해소 △아프리카의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캄보디아와 미얀마(버마), 라오스 등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들에도 ‘관대한 조건’의 지원을 계속함으로써 이들에게 경제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주변국의 경제 발전을 통해 자국의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부족한 자원을 선점하려는 ‘이중의 효과’를 노린 포석이다. 중국은 최근 캄보디아의 야심찬 메콩강 프로젝트에 기술자 50명을 포함해 300명 가량을 파견했다.

미국은 빈곤국가에 대한 중국의 이런 적극적인 진출에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중국이 원조성 지원을 통해 미개발 시장을 선점하는 것에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은행이 지난해 환경 파괴의 위험을 감수하고 라오스에서 댐 건설에 나선 것도 이런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이 손을 뗄 경우 중국이 파고들어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베이징/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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