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2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방문한 탕자쉬안 국무위원을 맞으며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신화통신 연합
|
‘특사 자격’ 2차 핵실험 만류 임무 띤듯…미 “북, 여러번 핵실험 계획”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한국·중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이 탕자쉬안 국무위원과 다이빙궈 외교부 상무 부부장을 북한에 급파했다.베이징의 한 북한 관리는 18일 탕자쉬안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 중이며, 추이톈카이 부장조리 등 외교부 핵심 인사들이 동행했다고 확인했다. 탕 특사 일행은 특별기 편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탕 특사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후진타오 주석의 친서 또는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고 북한의 핵실험으로 야기된 사태의 수습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탕 위원을 북한에 급파한 것은 북한이 1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2차 핵실험 강행 의사를 밝힌 데 이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 지역에서 2차 핵실험 징후가 포착된 상황에서 2차 핵실험을 막아야 한다는 중국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엔비시>(NBC)와 <시엔엔>(CNN)은 17일(현지시각) 미국 정보당국자의 말을 따서 “북한이 복수의 핵실험을 할 계획이라는 북한 고위 군 당국자들의 성명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탕 위원의 북한 방문은 12일 미국, 러시아 방문에 이은 것으로서 제재 국면의 북핵 문제가 2차 핵실험으로 치달아 걷잡을 수 없는 파국 국면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상황의 추가 악화를 막고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인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중국은 이번 방문에서 라이스 국무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미국과 북한 간에 더 이상의 대결과 긴장을 피하기 위해 북한이 2차 핵실험 움직임을 중지하고,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북한의 의사를 미국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송민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이날 “북한이 협상을 통한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말로만 해도 조지 부시 행정부의 정책이 움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탕자쉬안 위원의 평양 방문이 한국 정부와도 상당한 교감 위에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외교부장 출신인 탕 위원은 안보리 결의 전인 12일 당시에도 우다웨이 부부장과 함께 후 주석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에게 중국 정부의 뜻을 전달했다. 탕 위원은 이를 통해 미국의 강경한 안보리 결의를 약화시키는 구실을 했다. 미국에 이어 러시아를 방문한 탕 위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한반도 정세 완화가 중·러의 ‘전략적 이익’과 관련이 있다는 뜻을 전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 6자 회담 재개 등 북한 핵실험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원칙에 합의했다. 강태호 기자,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kankan1@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