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1.07 18:43
수정 : 2006.11.07 18:43
부시 “후세인 사형 환영”…블레어 “반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함께 이라크전을 이끌었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사형에 반대해 눈길을 끌었다.
블레어 영국 총리는 6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사형에 반대한다. 후세인 대통령이든, 누구든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민주주의와 정부에 대한 주요한 성과로, 이라크 민주주의를 향한 이정표”라며 사형 판결을 환영한 것과는 다른 반응이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처음에는 곤혹스러웠던지 “사형제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잘 알려져 있다. 우리는 사형에 반대한다”는 원칙론만 밝히며 후세인 사형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수차례 피했다. 결국, 기자들의 집요한 질문이 이어지자 후세인의 사형에도 반대한다고 직접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블레어 총리는 “이번 판결이 사형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바꾸지는 않지만, 후세인 정권의 야만성과 수만명의 죽음을 다시 상기시킨다”고 강조했다. 〈에이피〉(AP) 통신은 “블레어 총리의 발언이 후세인의 운명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긴밀한 동맹이자, 이번 판결을 환영한 부시 대통령과는 불협화음을 내게 됐다”고 평가했다. 블레어 총리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푸들’, ‘가신’이라는 조롱을 받을 만큼 미국의 이라크 침공 및 레바논 공격 등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왔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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