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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학파 거두 고 밀턴 프리드먼.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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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즈주의 반대…자유방임·통화주의 주창
신보수주의 지주…“이데올로기 치우쳐” 비판도
시장과 국가역할 숙제로 남기다
“조국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요구하지 마라. 당신도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묻지 마라.”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의 유명한 취임사를 뒤틀어 <자본주의와 자유>의 서문에 담은 밀턴 프리드먼의 말이다. 자유시장주의 경제학을 대변하는 ‘시카고학파의 태두’ 프리드먼(94)이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 병원에서 숨졌다.
정부의 역할 축소, 자유시장 확대를 주창한 그는 1980년대 이후 미국 로널드 레이건 정권과 영국 대처 정권의 신보수주의 정책의 이론적 지주였다. 그는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와 함께 현대경제학과 실물경제 이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학자로 꼽힌다. 그의 경제철학은 통화연구를 통해 이론적으로 뒷받침됐다. 통화량이 경기변동에 끼치는 실증 연구를 통해 정부의 역할을 성장률에 맞춘 통화공급에만 한정하는 통화주의를 확립한 것은 그의 최대 성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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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턴 프리드먼 주요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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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정부의 역할을 마냥 부정한 것은 아니다. 저소득자에게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역소득세, 저소득층 자녀에게 사립학교에 다니도록 보조금을 지급하는 바우처제도 등을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역할은 자유시장의 틀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정부의 역할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그도 잘 대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후학인 신자유주의자들 역시 자유시장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답을 내놓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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