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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성시대의 소니” |
‘뉴욕타임스’ 보도
‘다양한 제품 품목을 갖춘 고급 상표’라는 명성을 누리던 시절의 소니의 명성을 지금은 삼성이 그대로 구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최근 소니의 최고경영자로 임명된 하워드 스트링어는 소니에 합류한 1997년 당시 아시아 금융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던 삼성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10년이 채 안 된 지금 삼성은 소니의 2배에 이르는 시가총액으로 소니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가 됐다.
60년 전 ‘무적의 아이디어 공장’으로 세계 시장에 등장해 트랜지스터 라디오와 워크맨 등을 소개했던 소니는 타성에 젖은 자세 때문에 2000년 3월 이후 주가가 75%나 떨어지는 등 제 갈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삼성과 소니의 위상이 바뀐 가장 중요한 이유를 조직 구성에서 찾았다. 소니가 관료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반면, 삼성은 8만8천명의 직원 중 4분의 1이 연구개발 분야에 종사하고 현장 관리들에게 많은 권한을 주는 등 간결한 조직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기술분석가 조지 길더는 “삼성이 옛날 소니 같다”며 “삼성은 10년 전 소니의 정신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가게 구석에서 부피 큰 텔레비전이나 팔던 삼성이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제품을 업그레이드시키고 고급 시장에 뛰어들어 소니와 직접 경쟁을 벌인 것도 주요 성공전략으로 꼽혔다. 특히 삼성은 올림픽 후원 등을 비롯해 광고비로 한 해에 30억달러를 집행해 브랜드 가치를 126억달러까지 높여놓았다. 또 세계 15개 연구단지를 운영하는 등 연구·개발에 충실하고 휴대폰 등 중요한 시장을 선점한 점도 성공 요인으로 분석됐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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