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 베네딕토 16세. 자료사진
|
28일 방문…테러 긴장
교황이 이슬람권의 분노를 달랠 수 있을까?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8일 이슬람 국가인 터키를 찾는다. 선출 이후 첫 이슬람권 방문이다. 하지만, 환영 분위기는커녕 테러 우려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교황의 이슬람 폄하 발언 및 덴마크 신문의 예언자 무함마드(마호메트) 풍자 만평 등으로 이슬람권과 서방 간의 갈등이 어느 때보다 깊기 때문이다. 실제로 22일에는 교황의 방문 예정지인 이스탄불의 하기아 소피아 사원에서 항의 점거시위가 벌어졌다. 이곳은 1천년 넘게 세계 최대 교회였지만, 1453년 오스만 튀르크가 이스탄불을 점령한 뒤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이 사원의 역사 때문에 교황의 방문은 이슬람권을 자극하고 있다. 26일에도 대규모 방문 반대시위가 예정돼 있어, 터키 정부가 철통경비에 나섰다. 교황은 이번 방문에서 다음달 1일까지 앙카라, 이스탄불, 에페수스 등을 찾을 예정이다. 또 가톨릭과 달리 성상 숭배를 거부하는 신도 2억5천만명의 그리스정교 정신적 지도자 바르톨로메우 1세도 만난다. 애초 터키 정부는 숙원사업인 유럽연합(EU) 가입 분위기 조성 등을 위해 교황을 초청했다. 유럽과 터키의 화해를 도모하고, 종교탄압에 대한 불신도 없애기 위해서다. 앞서, 교황은 지난 9월 “무함마드는 교의를 칼로써 전파하도록 명령을 내리는, 그런 사악하고 비인간적인 …”이라는 비잔틴제국 황제 팔레올로고스의 말을 인용해, 이슬람권의 분노를 샀다. 추기경 때는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은 역사의 흐름에 거대한 실수”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