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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 열차테러 1주년 추모물결 |
191명의 무고한 인명을 앗아간 마드리드 열차폭탄 테러 1주년을 맞아 스페인에서 11일 다양한 추모 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마드리드시 전역의 교회 650곳에서는 테러가 발생한 시각인 오전 7시37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종소리가 일제히 울렸다.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 내외와 정부 지도자들은 이날 정오 테러 희생자 191명과 용의자 검거 과정에서 용의자들의 자폭으로 숨진 경찰관 1명을 기리는 추모공원 개장식에 참석했다. 마드리드 시내 레티로 공원에 조성된 추모숲에는 경찰관을 포함한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희생자 수와 같은 그루의 사이프러스 및 올리브 나무가 심어졌다.
5분간 묵념을 포함한 추도 행사가 끝난 뒤에는 젊은 첼리스트가 검은 상복을 입고 평화에 헌신한 스페인 작곡가 파블로 카잘스의 곡 '새의 노래'를 연주했다.
이날 행사에는 많은 범행 용의자들의 출신국인 모로코의 모하메드 6세 국왕도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아프가니스탄, 알제리 등의 정상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마드리드에서 이날 폐막된 국제 반테러 정상회의에 참석중에 들렀다.
아난 사무총장은 "전세계가 생존한 이들, 희생자 유가족들과 함께 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의 참석자들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다원적인 비전과 인권에 대한 존중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회의를 주관한 마드리드클럽 회장인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소 전 브라질 대통령은 회의 결과 설명을 통해 "테러에 대한 대처 방법은 인권에 대한 국제 기준을 완벽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스페인 전역에서는 일반의 추모 행사도 잇따랐다. 정오 묵념시간에 기차들이 운행을 멈췄고 건설 현장의 근로자들도 잠시 일손을 놓고 추모 대열에 동참했다. 테러 현장 중 하나였던 아토차역에는 1천여명의 추모객이 몰려들었다. 일부는 철로 위에 장미 꽃을 놓았다.
열차테러 용의자 대부분은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국가 출신이다. 이들은 스페인이 미국 주도의 이라크 다국적군에 군대를 보낸 것을 보복하기 위해 알-카에다의 이름으로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당국의 수사가 여전히 진행중인 가운데 지금까지 체포된 테러 용의자 중 22명이 수감돼 있다.
지난해 폭탄테러 3일 뒤 치러진 총선에서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현총리가 이끄는 사회당이 승리했다. 사파테로 정부는 결국 이라크 주둔군을 철수시켜대미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는 계기가 됐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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