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2.01 22:47
수정 : 2006.12.01 22:47
온건파보다 학력·경제수준 높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학력이나 경제 수준이 온건한 무슬림들보다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갤럽 인터내셔널이 지난해부터 이슬람권 9개국에서 9000명을 대상으로 벌여온 무슬림의 생활수준과 가치관을 조사했더니, 무슬림 급진파가 온건파보다 학력과 경제수준이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조사 결과는 지금까지 이슬람 극단주의가 무지와 종교적 맹신에서 나온다는 서방의 시각과 어긋나는 것이다.
갤럽 인터내셔널이 지난달 30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1차 조사결과를 보면, 급진파는 대학졸업 이상의 고학력자가 44%, 온건파는 38%로 나타났다. 또 경제생활 수준에서도 급진파는 자기가 속한 사회에서 중상급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이들이 25%였으나 온건파는 21%로 나타났고, 극빈층 비율은 급진파가 22%였으나 온건파는 31%에 이르렀다.
그러나 종교생활 태도에서는 급진파와 온건파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최근 7일 이내에 종교의식에 참가했느냐는 물음에 급진파는 63%가 온건파는 57%가 그렇다고 답했고, 일상생활에서 종교의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 급진파는 94%, 온건파는 90%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갤럽 인터내셔널은 2001년 9·11 테러공격이 ‘완전히 정당화’될 수 있으며, 미국에 ‘반감’ 또는 ‘완전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한 이들을 급진파로, 9·11 테러가 완전히 정당화될 수 있다고 응답하지 않은 이들을 온건파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급진파의 성향을 보인 이들은 전체 조사 대상자 가운데 7%에 지나지 않았고, 나라별로는 이집트가 26%로 가장 많고, 모로코가 1%로 가장 적었다.
이번 조사의 책임을 맡은 달리아 모가헤드 갤럽 인터내셔널 무슬림연구분과 주임은 “이번 조사 결과는 ‘이슬람의 극단주의적 행동이 종교적 맹신이나 경제적 지원 약속에 끌려 조종당한 무지한 이들의 소행’이라는 서방세계의 일반적인 인식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에 공개된 1차 조사결과는 이집트, 요르단,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터키, 이란, 방글라데시, 레바논 등 9개국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갤럽은 세계 40개 이슬람 국가에서 표본을 추출한 최종 조사결과를 내년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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