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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3 20:46 수정 : 2005.03.13 20:46

봉쇄 풀리자 외국 석유회사 몰려

리비아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원유, 가스 부국이다. 리비아는 세계 9위의 원유 매장량과 아프리카 최대의 에너지 매장량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4월21일 한 국제회의에서 파티 오마르 빈 샤트완 리비아 에너지장관은 “리비아 국토의 70%가 아직 탐사되지 않은 지역”이라고 지적하면서 “리비아의 원유 매장량은 현재까지 확인된 것보다 3배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의 원유는 품질이 매우 뛰어나고 채굴 단가가 낮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주요한 시장인 유럽과 가까워 외국 석유회사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국유화뒤 미국 금수조처

1955년, 리비아에서 최초의 원유탐사가 시작되어 1959년 유전이 발견되었고 1961년부터 석유수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원유는 현재 북동부 시드라만에 인접한 시르테 분지를 중심으로 생산되며, 잘탄·아말·인티사르· 다라·사리르 유전 등이 중요하다. 서부 국경지역의 구다미스, 남서부의 무르주크, 남동부의 쿠프라 등에도 많은 원유가 매장돼 있다.

미국의 리비아 제재조처는 석유와 관련돼 있다. 1955년 리비아는 이윤을 50 대 50으로 분할하는 방식으로 채굴권을 양도할 수 있는 석유법을 제정했다. 당시 탐사를 추진한 25개 석유회사 중 15개는 미국계이고 나머지는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계였다. 1969년 쿠데타로 집권한 카다피는 외국 석유회사와 맺은 계약에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1970년부터 산유국들과 다양한 협상을 진행하면서 결국 석유 국유화 조처를 선언했다. 1973년 9월1일 카다피는 혁명 4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자국내 석유회사 주식 51%를 국유화할 것을 선언하면서 유가를 2배 인상했다. 리비아는 옥시덴털, 코노코, 마라톤, 엑손, 모빌, 아메라다 헤스 등이 가지고 있던 지분 51%를 획득했고 리비아 안 브리티시 페트롤리움(BP), 셸, 텍사코, 애틀랜틱 리치필드 등의 주식을 완전히 국유화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1982년부터 리비아산 원유 금수조처를 단행했고 1985년 석유제품 수입금지 조처를 내렸다. 레이건 행정부는 1986년 1월 미국내 리비아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기업과 리비아 사이의 모든 상업거래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당시 레이건 대통령은 카다피를 “미친 개”이자 “테러리스트”라고 몰아세웠다. 결국 미국계 석유회사는 리비아에서 모두 철수했다. 1989년 미국의 무역제재 조처 일부 완화에 따라 미국계 석유회사의 재진출에 관한 협상이 진행됐지만, 1991년 무역제재조처를 지속하기로 한 부시 행정부의 결정으로 협상은 무위로 끝났다.

석유를 둘러싼 미국과 리비아의 대립구조는 미국계 석유회사뿐 아니라 리비아 경제에도 커다란 타격을 입혔다. 리비아의 원유생산량은 1970년대 하루 350만배럴이었으나 투자, 기술 부족으로 현재는 하루 130만배럴에도 미치지 못한다. 수출의 94%, 정부 수입의 60%를 원유에 의존하고 있는 리비아는 경제제재 조처로 심각한 투자 부족을 겪게 되었고, 경제는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빠져들었다. 이 때문에 리비아 정부는 서구와 관계를 개선해 난국을 타개하려고 노력했다.

최근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 포기를 선언하고, 미국의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외국 석유회사들이 리비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석유업체 출신들로 가득찬 부시 행정부의 정책은 리비아의 석유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지난 1월 리비아에서 실시된 원유 채굴권 국제입찰에서 미국계 석유회사가 전체 15개 광구 중 11개를 차지했다.


최근 국제자본 석유각축전

미국뿐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도 리비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2004년 3월25일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리비아를 공식 방문했고 곧이어 영국계 다국적 기업 로열더치셸이 리비아와 석유, 가스 탐사 계약을 발표했다. 또한 지난해 11월24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카다피와 정상회담에서 리비아 에너지 분야 참여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리비아의 석유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각축전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석유로 시작된 미국과 리비아의 갈등은 결국 석유로 해결되고 있다. 유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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