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 한 담배가게에 진열된 담뱃갑들. 하나같이 흡연으로 인해 생긴 질병의 끔직한 모습을 상표보다 훨씬 크게 싣고 있다. 담뱃값도 싱가포르달러로 10달러가 넘으니, 한국돈으로 6000원 이상의 가격이다. <한겨레>
|
싱가포르,벨기에 등 "이래도 필래"...강력한 경고 사진 실어
이달 초 싱가포르에 출장을 갔던 40대 회사원 김아무개씨는 한 식당 앞에서 깜짝 놀랐다. 김씨는 담배를 사기 위해 담배를 파는 한 가게 앞으로 갔다가, 이 가게에서 팔고 있는 담뱃갑을 보고는 정나미가 떨어졌다. 진열장에 죽 나열되어 있는 담뱃갑에 그려진 그림이 하나같이 너무 끔찍했기 때문이다. 담배갑에는 흡연으로 인해 암이 생긴 식도와 폐, 이빨이 썩고 검게 변한 사진이 컬러로 실려 있었다. 족부 궤양으로 발가락이 썩어 문드러진 사진도 있었다. 담배 상표와 글자를 모르는 사람 같으면 담배라고 인식하기보다 끔찍한 독극물로 여길 만한 사진이었다. 김씨는 해외출장을 다니면서 공항 면세점 등에서 담배를 살 경우, “담배가 당신을 죽일 것이다” “담배는 암을 일으킨다” 정도의 경고문구가 담배 상표보다 더 크게 쓰인 경우를 많이 보곤 했지만, 싱가포르처럼 담배갑에 끔찍한 사진이 큼지막하게 실린 경우는 처음이었다. 담배맛이 떨어진 김씨는 그냥 참기로 했다.
|
외국의 한 공항 면세점에 진열된 담배들. 경고문구 글자가 한국보다 훨씬 크고 내용도 강하다. ”흡연은 당신을 죽인다”. <한겨레>
|
특히 암과 병든 폐의 이미지를 담은 사진들의 효과는 큰 것 같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한 시민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14살부터 흡연을 계속하고 있다는 디디에 리슈(43)는 “경고 글자보다 그림이 훨씬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벨기에 연방 보건부는 앞으로 3년내에 담배 회사들에게 42종의 금연캠페인 사진들을 담뱃갑에 인쇄할 것을 요구했다. 성적 무능력을 상징하는 자극성이 다소 약한 그림들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담배회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담배회사들은 이런 규제가 ‘과도한 부담’이라며 반발해, 보건부는 42종의 사진 가운데 썩은 이, 잿빛 폐, 목 위에 턱의 2배 크기의 붉은 종양을 가진 남성 그림 등 섬뜩한 이미지를 담은 사진들을 선택 사항으로 하는 등 다소 완화된 조처를 취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 25개 회원국 가운데 담뱃갑에 금연사진 광고를 게재하고 있는 나라는 벨기에가 처음이다. 영국과 체코, 몰타, 아일랜드 등도 금연사진 광고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흡연은 유럽에서 매년 5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것으로 EU 집행위는 추산하고 있다. 벨기에는 올들어 사무실, 쇼핑 몰, 기차역, 공항 등 직장내와 공공장소에서 금연을 실시하고 있다. 새해들어서는 식당에서도 금연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연합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