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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6 08:04 수정 : 2005.03.16 08:04

법정 총기 난사 살인범에게 7시간 동안 억류됐다 풀려나 경찰에 신고, 투항케 한 26세 미망인 애슐리 스미스가 '영웅','챔피언', '천사' 등의 칭호를 받으며 미국 언론으로 부터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다.

이미 그녀는 6만 달러의 신고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4곳의 출판사로부터 출판 계약 오퍼와 할리우드의 한 영화 제작사로 부터 영화제작 제의까지 받는 등 33세의 흑인 살인범 브라이언 니콜스와의 짧은 만남이 그녀의 인생을 완전히뒤바꿔 버렸다.

그녀는 10대 때 상점서 물건을 훔치다 걸려 1년간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것을비롯, 음주운전, 과속, 폭행 사건에 연루되고, 3년여전 남편이 흉기에 찔린 채 자기품에서 숨져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기구한 운명의 여인이었다.

남편과 사별한 후 5살난 딸을 친정에 맡기고 6개월간의 간호조무사 과정을 마친 그녀는 애틀랜타 근교의 아파트를 따로 얻어 음식점 종업원으로 일하며 어렵게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그녀는 지난 12일 새벽 2시께 담배를 사러 상점에 갔다 귀가하던중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날 애틀랜타 법정에서 총으로 판사와 여성 보안관 등 4명을 살해하고 달아났던 브라이언 니콜스에게 인질로 붙잡혔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을까. 그녀는 니콜스에게 테이프로 결박당해 화장실욕조에 처박히면서도 결코 평온을 잃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5살난 딸을 가진 미망인이며 자신을 살려주지 않으면 딸은 부모없이 자랄 것이라는 것과 니콜스가 자신을 인질로 잡게 된 일 등이 하느님의 섭리에따른 것이며, 살인 행위로 교도소로 가게 될 그의 처지가 교도소에서의 향후 전도활동이 그의 삶의 목적임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설득했다.

애슐리는 미국의 기독교 가정이라면 거의 모두 갖고 있는 베스트셀러 '목적이 이끄는 삶'(The Purpose-driven Life)을 볼티모어의 가톨리계 남자 고교를 다녔던 니콜스에게 차분히 읽어주었다.


전애인을 강간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중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켰던 니콜스는애슐리의 결박을 풀어주고 TV를 통해 자신의 범행에 대한 뉴스를 함께 지켜보면서 "내가 저기에 있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며 한탄하기도 했다.

애슐리는 중간에 도망칠 수도, 니콜스가 침대에 둔 권총을 빼앗을 수도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애슐리의 집에서 '진짜 음식'도 먹고 며칠 더 묵기를 바랬던 니콜스는 자신이 탈취해 애슐리의 아파트 단지로 몰고 온 트럭을 처리할 필요를 느끼자, 애슐리로 하여금 자신이 트럭을 모는 동안 그녀의 차로 뒤따라 오게 할 정도로 그녀를 믿었다.

애슐리는 당시 니콜스의 허락 아래 휴대 전화도 갖고 있었다.

아침이 되자 애슐리는 딸과 만나기로 한 약속을 니콜스에게 일깨워줬으며,순순히 풀려난 애슐리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자, 니콜스는 하얀 수건을 흔들며 투항했다.

애슐리는 TV 인터뷰를 통해 "니콜스는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며 나를 하느님이 보내준 천사라고 생각했다"고 울먹였다.

CNN 등은 14일 '목적...'의 저자 릭 워렌까지 출연시킨데 이어 15일 법정에 출두한 니콜스의 모습과 함께 그녀의 영웅담을 연일 보도했으며, 워싱턴 포스트는 니콜스를 투항케 한 애슐리의 동정심이 일약 그녀를 유명인으로 만들었다며 찬사를 보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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