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2.11 23:03
수정 : 2007.02.11 23:03
"뉴욕에 장기체류하며 강의와 집필 예정"
터키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오르한 파묵이 극단적 민족주의자들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느껴 미국으로 피신해 체류하기로 했다고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가 최근 보도했다.
르 피가로에 따르면 파묵은 지난 1일 미국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고 뉴욕에 거주하며 컬럼비아 대학에서 강의하고 새 소설을 쓸 예정이다. 그는 또 소르본 대학 방문과 신간 '이스탄불' 출간을 위해 4월 말에 파리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파묵은 출발 전 자신의 미국행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그의 측근들도 관련 언급을 거부했다. 그는 터키로 돌아가는 날짜를 결정하지 않았다.
파묵의 미국 장기 체류 계획은 아르메니아계 터키 언론인 흐란트 딩크가 살해된 뒤 극단적 민족주의자들로부터 위협을 받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딩크 살해 공범으로 체포된 야신 하얄은 최근 이스탄불 법정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취재진을 향해 "오르한 파묵, 현명해야 한다. 현명해야 한다"고 고함을 질렀었다.
'복수를 위한 터키 특공대'란 조직은 딩크의 시신이 든 사진과 "다른 죽음이 있을 것"이란 문구가 담긴 파묵의 사진을 유포했다.
파묵은 오스만 투르크의 아르메니아인 대량 학살을 고발했다는 이유로 터키에서 국가 모독혐의로 기소됐었고 극우 민족주의자들로부터 위협을 받아왔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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