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3.30 18:25
수정 : 2007.03.3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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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 / 마를레네 디트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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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디트리히와 주고받은 31통
“얼간이들과 사랑” 강한 질투도
미국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왼쪽)가 독일 출신 인기배우 마를레네 디트리히(오른쪽)와 사랑을 속삭였던 연애편지가 반세기 만에 공개됐다. 헤밍웨이와 디트리히가 1949년부터 10년 동안 주고받은 연애편지와 카드, 전보 등 31통은 디트리히의 딸이 보관하고 있다가 4년 전 미국 보스턴 소재 존 에프 케네디 도서관에 기증됐다. 타이핑으로 작성된 편지내용은 2007년 3월 공개한다는 조건에 따라 비밀에 부쳐왔다.
편지는 헤밍웨이가 50살, 디트리히가 47살 때부터 오가기 시작했다. 헤밍웨이는 1950년 작성한 한 편지에서 “나는 당신에 대한 지독한 사랑에 빠졌다”며 “당신은 세상 물정도 모르는 얼간이들과 사랑을 나누고 있다”고 강한 질투심을 표현했다.
디트리히는 1951년 편지에서 “언제나 당신을 생각하고 있다. 당신의 편지를 읽고 또 읽고 있다. 당신의 사진을 내 침실로 옮겨놓고 하염없이 쳐다보곤 한다”고 털어놨다. 디트리히는 “나는 당신과 영원한 키스를 나누고 싶다”고 불타는 사랑을 고백했다.
헤밍웨이는 디트리히와의 관계에 대해 절친한 친구에게 1934년 여객선에서 처음 마주쳤을 때 사랑에 빠졌다고 표현하며 “놀랍지만 사실인 것은 침실로 향한 적은 한번도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트리히의 딸은 “유희에 불과했다고 생각한다”며 “헤밍웨이가 자유로우면 그녀가 자유롭지 못했고 디트리히가 자유로우면 그가 자유롭지 못했다”고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을 지적했다. 결국 헤밍웨이는 1961년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신장질환을 앓던 디트리히는 1992년 90살을 일기로 숨을 거뒀다.
보스턴/AP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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